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 석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정치적 생명을 걸고 분투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노 대통령이 부동산 및 사업 문제를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갑자기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소모적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지 말자"고 이례적으로 호소했지만 논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이 같은 부패 의혹 논란은 (노 대통령처럼) 정의의 수호자, 보통사람의 대표자로 각인돼 온 정치인에게는 치명적"이라며 "노 대통령이 처한 위기는 모든 정치인들을 주춤하게 할 정도"라고 분석했다.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많은 한국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으며 최근에는 그에게 투표한 사람들까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미국 방문으로 외교적 성공이나 정치적 수완가로서의 평가를 얻을 수 있었지만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자주 외교' 에 역행하는 길을 걷고 있다는 좌파 학생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한국인들은 성질이 급하지만 노 대통령이 이처럼 공격을 받은 것은 너무 속도가 빠른 것이어서 그 자신은 물론 국민들도 놀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한국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노 대통령의 장점은 그 자신이 모르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투박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 한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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