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유전자란 줄기세포가 앞으로 성장 발전해 어떤 장기가 되는가를 총괄 조절하는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까지 전세계 의학계는 배아 줄기세포를 무작정 증식할 수 있는 의학적 기술은 갖고 있었지만 간, 위, 심장 등 특정 장기를 만든다는 목표로 갖고 이 줄기세포를 증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줄기세포가 어떤 세포로 성격 짓는지 결정하는 과정에 대해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터 유전자가 발견됨으로써, 이제 우리가 원하는 조직이나 장기를 곧 의사들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신들은 "세포가 장기를 이루는 과정에서의 블랙박스를 발견했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정훈 교수는 "의학자로서 전율을 느낄 정도의 놀라운 뉴스" 라고 흥분하면서 " 줄기세포가 원하는 장기로 분화하는 데 이를 총괄 조절하는 지휘자(master gene)가 있을 것이라고 학자들이 그 동안 막연하게 추정은 했으나,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체가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발휘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번 발견을 계기로 이제 인위적으로 간이나 심장이나 피부 등 인간이 원하는 어떠한 장기도 곧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기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배아 줄기 세포를 증식해 무릎 연골을 만들어 낸 예는 있지만 이는 우연히 줄기세포를 계속 증식하다가 무릎 연골이 된 것일 뿐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마스터 유전자 발견으로 어떤 조건에서 줄기세포가 발현하면 특정 장기가 되는지 알게 돼, 의학자들이 줄기세포 증식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목표를 세워 장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는 이제 간이식이나 심장이식 등 고도의 의학적 난제들을 뇌사자나 다른 사람의 장기를 제공 받지 않고, 실험실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이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 과제는 쥐에게서 발견된 마스터 유전자의 조절 역할을 인간에게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배아줄기 세포를 증식하는 의학적 기술은 국내에서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3∼4개 병원이 가능하다.
/송영주 편집위원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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