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공동개최국 일본 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있었다. 이방인이지만 한국와 일본의 '특수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일전을 앞둔 후임 움베르투 코엘류(53) 감독의 지금 심정은 어떨까.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 22명은 29일 한일전(31일 오후 7시15분)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입성, 인근 니시가오카경기장에서 첫 현지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당초 50분 예정이던 훈련시간을 1시간30분으로 늘리는 등 필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대표팀은 러닝으로 몸을 푼 뒤 미니게임과 볼뺏기 등 빠른 패스를 위주로 강도 높게 훈련했다.
코엘류 감독은 이번 한일전에서도 포백시스템을 토대로 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일본 킬러' 최용수(이치하라)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울 계획이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3년차인 최용수는 최근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할 만큼 절정의 골감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일본전에 유독 강해 코엘류호에 첫 골을 선사할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다.
또 안정환(시미즈)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설기현(안더레흐트)과 이천수(울산)를 좌우 날개로 기용해 지난달 16일 상암벌에서 당한 0―1 패배를 되갚겠다는 전략이다.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대폭 보강됐다. 이번 코엘류호에는 지난 한일전에 불참했던 '진공청소기' 김남일(엑셀시오르)과 '투르크 전사'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합류해 코엘류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코엘류 감독은 유상철(울산)과 김남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 허리를 두텁게 하고 이영표(아인트호벤) 송종국(페예노르트)이 빠져 적임자가 마땅치 않은 좌우윙백에 이을용과 이기형(성남)을 투입해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중앙수비수로는 김태영(전남)과 조병국(수원)이 나서 뒷문을 단단히 채우도록 했다.
한편 일본 지코 감독은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전은 내용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며 필승의 각오를 밝혀 혈투를 예고했다.
/도쿄=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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