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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2002년 인권보고서/"테러와 전쟁 앞세워 인권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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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2002년 인권보고서/"테러와 전쟁 앞세워 인권은 뒷전"

입력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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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전쟁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 받지 못하고 이를 어기는 정부에는 면죄부가 주어진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세계는 이전보다 더욱 위험하고 억압적인 곳으로 변했다."세계적인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이 28일 미국이 주도하는 대테러 전쟁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AI는 이날 발표한 2002년 각국 인권 현황 연례보고서에서 대테러전이 테러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보다는 인권유린을 방조하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테러를 막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린 칸 AI 사무총장은 이날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이중성을 성토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해 말 현재 아프간전 포로를 포함, 1,200여명의 아랍·남아시아인을 영장 없이 구금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고문과 부당한 대우는 묵인하면서 한편으론 양자 협정을 통해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매년 자체 조사를 통해 북한, 리비아 등 인권 유린국을 비난할 자격이 미국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AI 영국지부의 케이트 앨런 대표는 또 "세계의 이목이 이라크에 집중됐을 때 코트디부아르 콜롬비아 체첸 등지에서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거대 파워국들의 묵인 아래 '인권과 인명에 대한 막대한 희생'이 발생했다"며 "'묻혀진' 위기에 관심을 돌리고 '잊혀진' 희생자를 보호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AI는 이밖에도 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각국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구실로 쓰이고 있으며 벨기에와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도 망명 요청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이들의 인권이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AI는 특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에서 저지르는 살인과 파괴 행위를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이스라엘 민간인을 상대로 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의 테러를 "반인륜적 범죄"라고 비난했다.

AI의 보고서에 대해 미국은 "우리의 인권을 위한 노력이 줄어들었다는 어떠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난을 일축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연합군의 노력으로 이라크에서 수백만 명이 자유를 얻은 데 대해 세계가 기뻐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구금자 처우와 관련해 국제 인도주의 법을 존중해왔다"고 주장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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