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조각의 1세대 작가인 김종영(1915∼1982)을 기려 지난해 12월 문을 연 김종영미술관이 27일부터 6월27일까지 3개 기획전을 동시에 연다.'김종영의 자화상―김종영의 김종영' 전은 작가의 다양한 자화상, 자각상을 전시한다. 그의 노년의 자화상은 마음을 압축한 듯한 몇 개의 획으로 이뤄진 선적(禪的) 경지를 보여준다. 척박한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의 모습이자 자기 절제에 고민했던 한 인간의 모습이다.
'김종영의 유품' 전은 2,900여 점에 이르는 고인의 드로잉과 고교시절 서예대회에서 받은 트로피부터 아버지와 나눈 편지, 화구와 지필묵 등을 통해 고인의 삶과 예술을 시대별로 조망할 수 있게 한다. 함께 열리는 제6회 김종영조각상 수상 작가 전항섭씨의 '한 마리의 물고기' 전은 생명의 존엄성, 삶의 유한성이라는 주제를 목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적 정신세계의 현대적 조형을 모색해 온 작가는 나무의 생명력과 부드러운 질감을 통해 상생(相生)과 조화의 이념을 시정 넘치는 작품들로 보여준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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