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가 경기 용인시 구성면 청덕리 산27의2 일대 임야 2만평을 40억원에 매각한 사실이 전해지자 용인시와 인근 부동산중개업자, 주택공사 등 관련자들은 한결같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들은 "누가 봐도 별 쓸모없는 땅을 40억원씩이나 줬다면 이씨의 복지시설 설립 약속을 그만큼 믿은 것 아니겠느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올해 2월 이씨와 40억원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S산업은 4월19일 이씨 형제와 공동으로 10만평 규모의 대규모 실버타운 건립계획과 관련한 질의서를 용인시에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산27의2 외에 주변에 있는 이씨 형제의 땅 8만평이 추가됐다.
이들은 '실버타운에 아파트형 노인복지주택과 병원 헬스클럽 요양시설 등을 건립하려 하는 데 법적 절차가 어떻게 되는가'를 물었다. 용인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원론적인 내용의 회신만 보냈는 데 그 후에 별다른 문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성택지지구 바로 옆에 위치한 이 땅은 용인시가 2001년 도시계획지구로 지정한 곳. 용인시 관계자는 "노인복지시설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25명으로 구성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동의 등 엄격한 용도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쉽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특히 5,800세대가 입주하는 구성지구 인근에 노인복지시설이 생기면 각종 민원이 야기될 우려가 있어 허가가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측은 지난해 2월 이 땅의 동쪽부분에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는 송전선을 설치할 목적으로 5,123㎡에 임차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이 땅에는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선이 지나고 있다.
통상 송전선이 지나가는 지역의 땅값은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경사가 심하고 송전선까지 지나가고 있어 실거래가는 평당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주공은 구성지구 택지조성사업을 하면서 이 땅을 수용에서 제외시킬 정도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공이 택지지구로 편입된 땅에 평당 20만원씩 보상한 것에 비하면 이 땅의 거래가는 2배 이상 평가절상 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이 땅에는 2001년 3월 김모씨가 토지매매계약의 우선권을 보장 받는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설정한 상태였다. 가등기가 설정되면 등기권자에게 토지를 매각하는 것이 관례다. 때문에 군더더기가 붙은 이런 부동산은 정상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용인=한창만기자 cmhan@hk.co.kr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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