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SK사태가 최악의 경우로 치닫고 있어 걱정스럽다. SK글로벌 채권단은 SK그룹과의 정상화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SK글로벌의 청산을 추진하고 있다. SK글로벌이 청산되면 국내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은 해체되고 금융권은 막대한 손해를 보는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채권단은 SK측이 제시한 출자전환 등 자구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마디로 SK글로벌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측은 대규모 출자전환은 주주 종업원의 이익에 어긋난다고 반박하고 있다. 더 이상의 자구책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SK사태 해결의 열쇠는 어느 쪽 주장이 더 합리적이고 설득력을 갖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SK글로벌은 실사 결과 계열사 주식을 숨기고 외화를 빼돌렸으며 분식회계를 더 해왔다고 채권단은 밝혔다. 채권단이 SK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갖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렇다면 SK측으로서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 그럼에도 청산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식으로 버티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따름이다. 채권단 주장이 더 사리에 맞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사태는 분명한 원칙 아래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처리돼야 한다. 단지 한 그룹의 차원에서 그칠 성격은 아닌데다 봉합식으로 넘어갔다가는 더 큰 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쪽도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아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 협상 여지는 충분히 있다. SK측은 SK글로벌을 살리겠다는 의지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좀더 넓은 시각에서 무엇이 상생의 방안인지를 냉철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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