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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 과거와 미래전망" 진보신학계 내일 학술심포/"신학이 바로서야 교회도 바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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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 과거와 미래전망" 진보신학계 내일 학술심포/"신학이 바로서야 교회도 바로 서"

입력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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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세습과 부패, 제왕적 권위주의, 개별 교회 중심의 성장주의 등 개신교 교회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신학의 보수성 때문이라는 게 진보적 신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것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저항이었는데도 교회는 예수가 피를 흘려 자신들의 짐을 대신 짊어졌다는 대속(代贖) 신학에만 빠져 복을 빌 뿐 예수의 삶을 따르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이다.진보 신학계가 30여년에 걸친 발자취를 돌아보고 21세기 세계와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신학이 바로 서야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민중신학, 여성신학, 문화신학 등 각 분야의 진보 신학자들은 31일 성공회대학교에서 '민중신학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힘을 모은다.

1970, 80년대 세계 신학계의 눈길을 끈 민중신학이 90년대 들어 사회 민주화로 크게 영향력이 위축된 이후 이 같은 성격의 모임은 처음이다.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는 "진보적 사고를 가진 신학자들이 소속 교단이나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이는 것"이라면서 "민중신학에서 진보 신학의 큰 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미 이화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심포지엄은 김용복 목사(전 한일신학대 총장)가 기조강연을 하며,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민중신학), 이정배 감신대 교수(종교신학), 최만자 성공회대 강사(여성신학), 최의팔 목사(민중교회)가 토론을 맡는다.

김 목사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 '21세기와 민중신학'을 통해 "민중신학은 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 당한 민중에게 관심을 가졌고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에 그 뿌리를 두었다"며 "21세기 지구화 시대의 민중신학은 전통적 신학에서 벗어나 민중 현실을 생명이라는 큰 틀에서 종합적으로 성찰해야 하며, 지구촌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신학적 성찰과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자들은 2000년대 들어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50%가 넘는 등 '민중'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구가 늘어 다시 민중신학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나 사회 변화에 맞춘, 민중신학 범주를 넘는 진보신학의 큰 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권진관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짐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 갱신을 하기 위해서는 신학적 반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보 신학자들은 학술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생명 평화 통일 여성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학문과 실무의 연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또 한국의 진보 신학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영문신학저널을 창간, 연간 2,3회 발간할 계획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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