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중국 광동식 요리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서울 청담동의 '예상하이'로 가면 된다. 그럼 시간은? 점심이건 저녁이건, 심지어 새벽이건 관계없다. 중국 음식점으로는 드물게 새벽4시까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예상하이'는 '상하이의 밤'을 뜻하는 야상해(夜上海)의 중국식 발음. 이름 그대로 음식 맛은 물론, 외관과 인테리어까지 영화 '마지막 황제'의 한 장면처럼 상하이 분위기를 물신 풍긴다.
음식은 중국 산해진미의 하나로 꼽히는 광동식 요리의 전형과 전통을 고수한다. 광동식 요리 중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들만을 100% 골라 냈다. 주인 서량(52)씨는 "결코 한국사람 입맛에 맞추거나 퓨전화시킨 것이 아니다"고 힘줘 말한다.
일품요리는 육·해·공에 두루 걸쳐 있다. 송아지 고기를 흑식초에 담가 고기 냄새를 없애고 식초 특유의 향이 밴 흑식초 송아지갈비구이(사진·1만6,000원)는 씹을수록 부드럽다. 흑식초는 새콤한 듯 하면서도 은은한 향기가 입에 달라 붙는듯 하다. 마늘탕 새우찜(1만원)의 매콤 달콤한 맛도 자랑거리.
놀래미 등 여러 종류의 활어를 중국식으로 찐 생선찜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향기롭다. 간장소스가 은은히 배어 있어 먹기에 거부감이 없다. 생선 종류별로 1인분에 8,000∼1만5,000원꼴. 요리 정찬 후 식사로 해산물 탕면이나 안남미 해물볶음밥을 시키면 배가 든든하다. 조갯살 새우 등 해물이 듬뿍 들어간데다 가늘게 뽑은 쌀국수, 국물이 시원하다. 중국사람들이 우리 김치처럼 즐겨 먹는 '깔란차이'란 야채는 보기부터 신선하다.
심야에는 메뉴가 달라진다. 주로 조개 생선 야채 등을 재료로 한 해산물요리와, 국물이 있는 탕,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딤섬 등의 음식들을 서빙한다. 야근후, 혹은 술 마신 새벽에, 심야영화를 본 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 포장마차를 대신 할 정도로 가격도 저렴해진다. 특히 술은 주인 서씨 말대로 '국내에서 가장 싸다'고 자신할 정도. 웬만한 국산양주 한병 4만원, 발렌타인 17년이 13만원.
중국에서 주방장 5명을 초청했고 화교 출신도 주방에 3명이나 된다. 중국식 통나무로 만든 의자에 고가구, 마룻바닥 등의 인테리어는 이 곳이 청나라 시대의 상하이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테이블 40개에 4개의 룸을 갖췄다. 코스 요리는 점심은 2만5,000∼3만원. 저녁은 3만∼5만원선. 직장인을 위한 1만5,000원짜리 특선 메뉴도 있다. (02)546―8740
/박원식기자
맛★★★★☆ 분위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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