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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청춘의 초상 '밀레니엄 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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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청춘의 초상 '밀레니엄 맘보'

입력
200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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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에게 영화란 당대를 소비하며 살아가는 거리의 아이들을 비추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다. '밀레니엄 맘보'(Millenium Mambo)는 허우 감독의 영화 가운데 동시대를 가장 근접 촬영한 영화로 기록될 만하다.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비키(수치)와 동거하는 남자 친구 하오하오(투안 춘하오)는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마약을 하고, 비키를 의심한다. 비키는 밀린 월세를 내기 위해 호스티스로 나가고, 그곳에서 야쿠자 중간 보스인 잭과 만난다. 하오하오는 늘 의심하고, 잭은 비키를 보살펴 준다. 영화에서 비키는 "예금해 둔 50만 NT달러(대만 신화폐)를 다 써버리는 날 그를 떠날 거야"라는 다짐을 반복하지만, 그럴수록 달라지는 것은 날로 줄어드는 예금 액수뿐이다. 감독은 비키의 간단한 내레이션을 앞세우고, 이어 그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들의 한심한 일상이 어쩔 수 없는 개연성을 갖고 있는 그들의 인생임을 보여준다.

영화는 2001년에 2000년 직전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잦은 클로즈업과 심하게 움직이는 카메라, 소음과도 유사한 테크노 음악 등 허우 감독 영화의 스타일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다. 이런 스타일의 변화가 뒤늦은 왕가위식 변신인지, 젊은이의 내면에 다가선 감독의 진심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예술 영화 마니아용 영화. 30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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