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새 이라크 특사로 임명된 세르지오 비에이라 데 멜루(54·사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27일 "이라크의 치안 확보"를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다.데 멜루 특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치안으로 대표되는 법과 질서가 회복되지 않으면 민주적 제도나 진정한 자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시작할 특사로서의 첫 업무는 이라크 각 지방을 순회하며 지역 지도자와 언론 및 시민사회 대표들을 만나고 미·영 점령당국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메리 로빈슨에 이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에 취임한 데 멜루 특사는 방글라데시부터 동티모르에 이르기까지 국제 분쟁의 현장에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 온 '해결사'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출신으로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1969년 유엔에 몸담은 그는 르완다 대학살 당시 동아프리카 인도주의 조정관, 코소보 유엔 임시행정관, 동티모르 유엔 행정관 등을 역임하며 이름을 떨쳤다.
앞으로 4개월 동안 유엔 특사직을 수행해야 하는 그의 정확한 임무는 미국 등 점령국과 전후 이라크의 인도적 지원과 재건사업, 법제 개혁, 인권 회복 등을 협의·조정하는 것이다. 그는 임기가 끝나면 차기 특사에게 임무를 넘기고 인권고등판무관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4개월이 너무 짧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코소보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의 경험으로 볼 때 결코 짧지만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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