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주요 외환시장에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27일 유로화는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1.1885달러, 런던 시장에서 1.1933달러, 프랑크푸르트 시장에서 1.1901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달러화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유로화에 대해 약 25% 하락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유로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의 배경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 등을 꼽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 강세를 즐기는 모습이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 부총재는 26일 "현 수준은 유로권의 펀더멘털(경제의 토대)을 아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유럽 지역 인플레율을 2.0% 미만으로 억제할 수만 있다면 침체된 경제를 반등시키기 위해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ECB가 6월 5일 금리조정회의에서 금리를 조기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강 유로, 약 달러 현상'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강세가 저인플레이션과 소비자 구매력 증가 등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정체된 유로권 경제에 심각한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로 수출에 의지해 겨우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유로권에서 유로화 강세는 경기 후퇴와 실업률 상승을 가져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 관계자들도 "미국의 용인 하에 이어지고 있는 달러화 약세는 미 경제에 일부 활력을 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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