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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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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의 여행’을 한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때묻지않은 곳이죠. 물론 몰디브와 뉴 칼레도니아도 그 범주에 속합니다.천국 같은 여행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연의 파괴를 가능한 한 억제하는 것입니다. 몰디브는 수상 레저의 천국입니다. 특히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의 메카입니다. 세계 10대 유명 다이빙 장소 중 6곳이 몰디브에몰려있습니다. 다이빙의 목적은 ‘보는 것’입니다. 몰디브의 바다 속에는볼만한 것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많을까요? 물론 옛날부터 많았겠지만 그 수를 유지하는 강력한 정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몰디브에서는 아무데서나 낚시를 할 수 없습니다. 특정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특별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함부로 바다 생물을 잡으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어류와 패류를 막론하고 마리 당 미화 100달러입니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 산호 조각. 그러나 나라 바깥으로 가져나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큰 벌금을 냅니다. 국민 전체가 감시원입니다. 외국인을 받는 리조트마다 이 사실을 크게 공지합니다.

뉴 칼레도니아도 비슷합니다.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 속의 산호를 딛고 서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산호가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작은 섬의 리조트도 가능한 한 자연의 모습을 유지하는 설계로 짓습니다. 높이 세우지 않아 스카이 라인을 해치지 않습니다. 밖에서 보면 그 속에 집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역시 법으로 정해놓았습니다. 산록은 과거 니켈 광산이었던 몇 곳을 제외하면 있는 그대로의 원시림입니다.

광산 지역도 다시 나무도 덮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말 그대로 심심의 정화(淨化)를 체험하고 ‘천국’에서 떠나옵니다. 긴 여정, 한반도 상공에 도달하면 반가운 마음에 비행기창으로 내려다 봅니다.

상처 투성이입니다. 특히 난개발로 유명한 경기도 지역에 들어서면 눈뜨고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속이 많이 상합니다.

‘천국’은 하늘에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늘이 내려준 것을 망가뜨리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잇는 나라입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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