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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불어넣은 "美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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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불어넣은 "美感"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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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하면 우리는 여전히 사치의 영역 혹은 전문가들의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디자인을 떠나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된 지 오래다. 디자이너들의 미감이 만들어내는 시대적 생활문화, 그것이 디자인의 현실적 정의가 될 것이다.성곡미술관이 30일부터 7월20일까지 여는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 전은 일상생활에서 예술적 감각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국내 미술관에서 최근 잇따라 디자인 전이 열려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지만, 이번 전시는 미국, 한국과 중국,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각 지역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며 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30·40대 젊은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참여 작가는 5명이다. 한국 출신으로 현재 프랫 대학교 조교수인 유혁재는 BMW,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회사와 보잉 사 등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왔다. 백색과 흑색의 조화를 중시하는 미니멀한 그의 작업은 우리 옛 여인들이 입던 삼베옷, 한옥 집의 구조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터키 출신의 아이스 버셀은 2001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작가. 답답하고 좁은 사무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책상과 의자 등 기능적이고도 아름다운 사무용품 디자이너로 이름이 높다.

이집트 태생의 캐림 래시드는 패션 잡지 등을 통해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디자인한 손잡이가 달리고 작은 가방이나 화병으로까지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가르보(Garbo) 쓰레기통은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됐다. F(fast·빠른 변화) M(moving·움직임) G(good·탁월함) 3가지를 현대적 디자인의 요소라고 주장하는 그는 1998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 의해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의 더글러스 로이드는 갭, 구찌, 이브생로랑 등 제품에서 섹시하고 세련된 프로젝트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다. 모토로라, 콜게이트 등의 제품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중국 출신의 에릭 챈은 세련되면서도 단단한 전화기, 손의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칫솔, 저가의 원목을 사용해 인체의 안정과 미감을 함께 구현한 사무기기 등 생활 디자인을 중시하는 작가로 꼽힌다.

"디자인은 예술과 기술, 상업주의의 조합이지만 무엇보다 희망의 현실화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신정아 성곡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단순한 명품 브랜드의 나열이 아니라 중저가 생활용품에서 관람객들이 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리빙 아트(living art)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7―7650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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