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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칼레도니아 /에메랄드빛 파도너머로 천국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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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칼레도니아 /에메랄드빛 파도너머로 천국을 보았다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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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낙원으로 간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 칼레도니아다. 몰디브가 '인도양의 진주'라면 뉴 칼레도니아는 '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산호가 가득한 바다에 열대어가 무리지어 헤엄친다. 투명하고 파란 물빛은 눈이 부실 정도. 여기까지는 몰디브와 비슷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스카이 라인이다. 몰디브가 거의 평면에 가까울 정도로 평평한 데 반해 뉴 칼레도니아는 솟아 있다. 작은 땅에 지리산만큼 높은 산이 두 개나 있다. 그래서 뉴 칼레도니아 여행은 역동적이다.1774년 영국인인 제임스 쿡 선장이 발견했다. 아열대 바다에 솟은 섬의 모습이 자신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많이 닮았다. 스코틀랜드의 별칭인 칼레도니아를 빌어 '새로운 칼레도니아'라고 이름을 붙였다. 1853년 영국이 호주 개발에 정신이 없을 때 프랑스가 섬을 점령했고 지금까지 프랑스령이다. 긴 세월 유럽의 지배를 받아서인지 문화의 색깔은 진한 유럽풍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아예 이곳을 '섬나라 프랑스'라고 부른다. 남태평양의 자연에 녹아있는 유럽의 문화. 독특한 경험이다. 국제공항이 있는 수도 누메아에서 그 경험을 시작한다.

먼저 헬기를 탄다. '뉴 칼레도니아의 바다와 섬, 그리고 산록의 모습이 대충 이렇구나'라고 느끼는 일종의 프리뷰다. 누메아의 가장 큰 호텔인 르 메르디앙호텔은 자체 헬기를 갖고 있다. 조종사까지 모두 4명이 탑승한다. 10분 비행에 우리 돈으로 약 10만원.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하늘에서 보는 파란 바다와 섬의 모습은 수평으로 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가장 확연한 것은 색깔이다. 섬 주변의 산호초와 어울려 푸른색의 마술을 연출한다.

아예대 등대섬이 눈에 번쩍 들어온다. 높이 56m의 등대가 서 있는 그림 같은 섬이다. 매일 누메아와 등대섬을 연결하는 쾌속선이 왕복 운항한다. 아침에 누메아를 출발, 여행객을 등대섬에 풀어놓고 저녁에 다시 태우고 돌아온다. 등대섬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기고,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열대어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보트도 탄다. 해변에서 벌어지는 바비큐 점심이 아주 맛있다. 식사 후 원주민들이 전통 공연을 펼친다.

뉴 칼레도니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생물 다양성 지역이다. 내륙의 자연은 어떻게 생겼을까. 4륜 구동차를 타고 산에 오른다. 영어가 유창한 운전자 겸 가이드가 안내한다.

뉴 칼레도니아엔 세계 최대의 니켈광산이 있다. 그냥 땅거죽을 삽으로 뜨면 되는 노천광이다. 산 전체가 아예 붉은 색이다. 광산 지대를 지나 숲으로 들면 자연의 선명함이 눈에 들어온다. 굵은 나무들도 그렇지만 천지에 만발해 있는 야생화가 압권이다. 점심은 야외 바비큐 파티. 차에 싣고 온 샐러드 도시락을 펴 놓고, 직접 장작에 불을 붙여 양고기와 돼지고기를 구워먹는다.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뉴 칼레도니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남쪽의 작은 섬 '일데팡(Ile des pins·소나무섬)'.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 거리에 있다.

이름 그대로 소나무가 많은 섬이다. 이곳의 소나무는 모습이 독특하다. 잎이 굵고 전봇대처럼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먼저 버스를 타고 해안선을 빙 돌며 해변을 구경한다. 병풍같이 펼쳐진 소나무숲 바깥으로 끝없이 모래밭이 이어진 쿠토해변, 기괴하게 생긴 작은 섬들이 떠있고 그 사이로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카누메라해변, 소나무 그늘 속에 만들어진 그림 같은 방갈로 등등.

종착지는 오로해변이다. 정확한 표현은 오로섬이다. 일데팡에 작은 섬이 붙어있고, 그 섬을 빙 둘러 마치 수로처럼 바닷물이 흐른다. 바닥은 모두 산호다. 수로를 따라 약 20분 걸으면 이 섬의 자랑거리인 천연수영장이 나온다. 산호가 제방처럼 바다를 막고 있다. 밀물이 들 때 바닷물이 넘쳐 들어오면서 평평한 바닥에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썰물이 되면 파란 수영장이 된다.

물안경을 쓰지 않아도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그냥 파란색이라고 생각했는데 물 속의 색깔은 현란하다. 붉고, 노란 물고기들이 떼지어 헤엄을 친다. 천국의 모습이 보인다.

/뉴 칼레도니아=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 뉴 칼레도니아 여행법

호주 북동쪽 1,400㎞에 위치한 면적 1만8,700㎢의 섬이다. 남북 길이 400㎞, 평균 폭 50㎞로 길쭉하게 생겼다. 인구는 채 20만이 되지 않는다. 원주민인 카나크족이 45%로 가장 많고, 유럽인이 37%로 그 다음이다. 베트남, 자바, 중국인 등 아시아계통도 약 5%이다. 한국인은 태권도를 가르치기 위해 18년 전에 이주한 윤승로씨 가족 4명이 전부다. 공용어는 프랑스어이고 시간은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퍼시픽 프랑이라는 자체화폐를 갖고 있다. 환율은 1퍼시픽 프랑이 약 10원으로 일본 엔화와 거의 비슷하다. 큰 호텔을 제외하고는 달러나 엔화를 받지 않는다. 일단 달러로 환전해 현지의 은행이나 호텔에서 퍼시픽 프랑으로 바꿔야 한다.

연중 기온은 섭씨 20∼26도. '영원한 봄의 나라'다. 여름 복장에 간단한 재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뒤를 묶는 슬리퍼는 필수. 바다가 대부분 산호바닥이어서 발이 베이거나 상처가 나기 쉽다. 고운 모래 해변을 제외하고는 바다에 들어갈 때 반드시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 모기가 많지는 않지만 독하다. 바르는 모기약도 챙긴다.

한국에서 뉴 칼레도니아로 가는 직항 노선은 아직 없다. 일본을 경유해야 한다. 뉴 칼레도니아의 국적 항공인 에어칼린이 도쿄(주 5회)와 오사카(주 2회)를 왕복운항한다. 그래서 한국인 여행객이 아직은 별로 없다. 도쿄에서 누메아 공항까지는 약 9시간이 걸린다. 에어칼린 서울 대리점(www.aircalin.co.kr, 02-3708-8591)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내여행사들이 6월 중 200만원대의 패키지 여행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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