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미국 프로스포츠시장에서 7차례의 프로야구, 프로농구 팀 매각이 있었다. 한 팀이 두 번 팔린 것을 빼면 팀 수는 6개였다. 농구, 야구단이 각 3개였다. 그 해 4월에 두 리그에서 동시에 구단매매가 있었는데 캔자스시티 로얄스(MLB)의 가격은 1,152억원이었고 댈러스 매버릭스(NBA)는 그 3배쯤 되는 가격에 팔렸다. 매버릭스의 시즌 총관중은 68만명이었고 로얄스는 그보다 100만명이 더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매버릭스가 2,100억원이나 더 비쌌다.7차례의 매각에서 그나마 중간을 갔던 야구단은 약 3,800억원에 팔렸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였지만 NBA 덴버 너게츠의 첫 매각 가격인 9,200억원에 비하면 미국 전통종목의 자존심이 상했을 만하다. 물론 뉴욕 양키즈 같은 구단이 시장에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구단 덩치가 크다고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구단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많지만 구단 수입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구단수입은 개별구단 수입과 연맹수입의 분배금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팀 전력이나 연고지의 구매력에 따라 구단별로 달라지는 수입이며 후자는 방송중계권 수입과 통합마케팅 수입 등 연맹차원에서 벌어 리그소속 구단에 공동으로 분배하는 수입을 말한다.
이외에 구단주의 다른 사업에 대한 마케팅 도구로서의 역할 등도 구단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만 주 요인은 역시 타 사업체와 마찬가지로 구단자체의 수입일 수밖에 없다. 미국 프로구단 시장에서 농구단이 야구단보다 비싼 가격이 형성되는 이유는 구매자들이 여러모로 농구단이 앞선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국내 구단시장에는 한국 프로리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격으로 프로농구단이 나와 있다. 소속선수가 운동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옵션조항은 붙었지만 부채(15억원)만 떠 안으면 된다는 데도 살 사람이 없다는 게 국내 프로리그가 서 있는 자리가 어딘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국내와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시장의 예로 볼 때 상대적으로 인기 있다는 종목의 구단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과연 살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구심때문에 농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프로농구 여수 코리아텐더는 프로야구, 프로농구를 통틀어 1승 당 선수연봉 원가가 가장 적을 정도로 효율적으로 운영된 팀이다.
흔히 말하는 비용대비 홍보효과 측면에서 국내 1위인 팀이 이 정도라면 농구단은 물론이고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든든한 구단주를 가진 구단이라도 강 건너 불 보듯 할 게 아니라 구단가치를 높이는 구단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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