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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열전/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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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열전/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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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 서울 성수동에서 656가구를 공급하며 등장한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아이파크(I'PARK)'는 2년 동안 2만5,000가구를 100% 분양하면서 국내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최근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입주 예정 아파트의 프리미엄 상승률 조사에서 경기 일산의 대화2지구 아이파크(33평형 분양 당시 1억3,900만원→현재 2억5,000만원)가 쟁쟁한 경쟁사의 단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을 정도. 브랜드 런칭 3년 만에 '아파트 인기투표'라 할만한 프리미엄 상승률 조사에서 수위를 차지한 것은 업계에서 미스터리로 통하고 있다.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는 대지의 70%에 달하는 면적에 녹지를 조성해 도심 속의 공원으로 꾸민 결과, 현재 가격이 최초 분양가의 배에 달한다고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귀띔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로 대표되는 옛 브랜드의 명성을 완벽하게 넘어선 것.

아이파크의 탄생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산업개발은 그 해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뒤 '홈타운'이란 브랜드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현대건설과 차별성을 두는 동시에 새 회사에 맞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산업개발의 독자행보가 시작되는 2000년이 21세기의 시작이고, 새로운 회사를 의욕적으로 세워가는 과정이라는 뜻을 담아 탄생한 CI는 혁신(Innovation)의 이니셜인 'I'.

2000년 2월 이 기업 심볼을 소비자에게 각인 시키는 '사건'이 벌어졌다. CI 전문기업인 넥스트기획사와의 마케팅회의 중 홍보팀 신동혁 대리가 '현대스러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선 굵게 대형 I자(字)를 본사 전면에 붙여봅시다. 조명만 제대로 밝히면 명물 이정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제안은 채택됐고, 곧바로 당시 본사였던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피스 빌딩 '스타타워'의 앞 뒷면에 I자를 그려넣은 가로·세로 각각 50m짜리 천이 걸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날씨가 좋으면 강남은 물론이고 강서구와 경기 광명시에서도 선명하게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I자가 보여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해가 지고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면 빨간색 바탕면은 이글거리는 태양과 흡사했다. 이 회사 송철수 부장은 "I자를 올리는데 소요된 2주간은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며 "이제는 현대산업개발이라 하면 '아 그 I자 걸린 회사'라고 기억한다"고 말했다.

광고도 주효했다. 2000년 1월 달나라에 아파트를 짓고, 사막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CF를 내보내자 "달나라와 사막에 언제 건물을 올리느냐"는 장난기 가득한 전화에서부터 "우리 회사와 합작하자"는 사업문의 전화까지 걸려오는 등 인기를 끌었다.

브랜드 성공의 관건은 역시 품질. 아이파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널찍한 녹지와 연령별·성향별 공공 다목적 공간 등을 제공한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장롱이 필요없는 집' '햇살 가득한 집' '전망 좋은 집' 등을 테마로 신평면 145건을 개발, 업계 최다기록을 갈아치웠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4회에 걸친 품질정기점검과 시공실명제, 임직원 사전입주 점검제 등을 실시, 하자율을 줄이고 있다. 또 전국 13곳의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에서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 즉시 해결해주는 '해피콜 서비스'와 순회점검반이 1년에 2만여가구를 방문해 하자를 보수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올해 공급되는 아이파크는 1만3,000가구. 이로써 브랜드 런칭 3년만에 3만8,000가구 분양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의 선전에 힘입어 2000년 1조9,081억이던 매출을 2001년 2조6,073억원, 2002년2조4,673억원, 2003년 2조6,891억원(추정치) 등으로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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