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에서 당시 청춘스타 안재욱이 몰고 나와 화제가 됐던 스포츠카를 기억하는가. 'BMW Z3'. 수입차 업계에선 외제차를 타는 사람에 대한 곱지않던 시선을 한순간에 선망의 눈길로 바꾸면서 수입차 시장 활성화에 획기적 계기가 됐던 차로 평가하고 있다.바로 그 차의 후속모델 'BMW Z4'(사진)도 드라마 '천년지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가을 파리 오토살롱에 처음 선보인 Z4의 외모는 컨셉트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전위적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완전히 갈라서게 될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길쭉한 차 앞부분과 약간 뒤쪽에 위치한 운전석은 고전적인 스포츠카의 모습이지만 상어 지느러미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옆모습이 첨단을 치닫는다. 차 내부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최소한의 편의장치, 간결한 인테리어가 스포츠카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고급가죽으로 싸여있는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며, 트렁크도 넉넉하다.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Z4의 질주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이 7초 이내이고, 시속 200㎞까지 부드럽게 도달한다. 중앙콘솔에 위치한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다이나믹 드라이브 컨트롤(DDC)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강력한 가속력과 민첩한 스티어링을 도와준다. 또 다이나믹 평형제어(DSC) 장치가 전자적으로 네 바퀴 각각의 브레이크를 조절해 줘 커브 길에 접어들어도 브레이크에 발이 가지 않는다. 그 동안 허약하다고 지적되던 Z3의 약점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어봉 앞뒤로 움직여 변속을 하는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의 저단 모드가 위쪽에, 고단 모드가 아래쪽에 있어 혼동하기 쉽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기어를 내릴 때 아래로 손이 가기 때문이다. 변속기가 운전대에 달려있어 적응하기 까다로운 7시리즈에 이은 BMW의 또 하나의 파격이다. 관행을 무시하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BMW의 자신감 또는 오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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