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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부가 자초한 "또다른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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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정부가 자초한 "또다른 투쟁"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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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강경하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정부도 '연가투쟁'에 백기를 든 것 아닙니까?"교육인적자원부가 26일 전교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자 교총은 27일 즉각 '연가투쟁' 등을 포함한 향후 투쟁계획을 내놓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그간 전교조의 연가투쟁을 '학생을 볼모로 한 학습권 침해'라고 비판해 왔던 교총은 "면목이 없지만 이렇게라도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의사를 정부가 수용해줄 것 같지 않아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교총은 그간 참여했던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마저 박차고 나갈 태세다. 위원회에서 아무리 토론하고 결정해도 결국 '정치적 판단'에 모든 게 뒤집히는 상황에서 '직접행동' 외에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NIES를 반대해 왔던 전교조측의 입장이 관철되자 이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너도나도 거리로 나서고 있다.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26일부터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27일부터는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출근 저지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11일 사상 초유의 장외집회를 가졌던 교장단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부를 압박할 묘안을 짜내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제 NEIS폐지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목소리 높은 쪽'의 손을 들어주기만 하는 정부를 압박하기위해 전교조 못지 않은 투쟁방식을 택하고 나서 사태는 악화일로인 상황이다

교육부가 청와대의 중재로 NEIS문제를 막판에 정치적으로 타결지은 것은 일면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교단갈등을 봉합하기는 커녕 '우는 아이에게만, 그리고 울어야만 젖을 준다'는 또 다른 선례만을 남겼을 따름이다.

양은경 사회1부 기자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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