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재산 형성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 친인척으로 알려진 백승택(45)씨 명의로 돼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신용리 임야 8,700평의 실 소유자가 노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한나라당은 27일 이 땅을 백씨에게 매도한 김해 국제관광 김기호(77) 회장의 증언 녹취록을 공개하고 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거듭 촉구했다.
김씨는 26일까지 녹취록의 존재자체를 부인하다가 이날부터 종적을 감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씨가 지난해 대선 직전인 11월 29일 한나라당사를 방문, 1시간가량 대화한 이 녹취록은 "노 대통령이 중앙에서 개발정보를 입수, 친형 건평씨에게 문제의 땅을 구입토록 했으며 명의는 백씨로 했다"는 것으로 언급돼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1994년 봄 땅을 건평씨에게 팔았는데 실 소유주는 노무현이고 명의만 백씨로 해놓은 거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땅을 팔 당시에 백씨는 39세의 농사짓는 사람이었다"면서 "백씨는 2억5,000만원이나 주고 살 능력도 없고 살 생각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계약서상 이 땅의 매매가는 2,800만원으로 돼 있다.
김씨는 특히 "이 사람(건평씨)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노무현의 재산을 다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건평씨가 선산을 한다고 해서 이 땅을 팔았는데 자기들 앞으로 만들다 보니 숨기지 안았겠느냐"고 말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건평씨가 이 땅을 매입한 것은 노 대통령의 귀띔 때문인 것으로 돼있다. "노무현이가 이 땅에 진영공업단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정보를 중앙에서 얻어 형에게 땅을 사라고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씨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95년 이 공업단지가 문제의 땅에서 1,500m 남쪽에 들어서자 건평씨와 함께 김씨를 만나 "(부산시장 선거에 나갈 예정인) 노무현이가 '돈도 없는데 그 땅을 물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산시장 선거후인 96년 계약서 작성을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에 도장을 건네줬더니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백승택으로 등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26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나 건평씨에게 땅을 팔지도 않았고 백승택에게 팔았다"면서 "한나라당사는 여러 번 방문한 적 있으나 녹취록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이와 관련, "김씨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증언할 때와 '여러 가지 사정'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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