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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만찬 "지역구도 타파" 발언 /盧 "신당論" 공감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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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만찬 "지역구도 타파" 발언 /盧 "신당論" 공감하는듯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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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의원들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이뤄진 만찬에선 의원들의 아픈 질문과 노 대통령의 솔직하고 여과 없는 답변이 이어졌다. 2시간10여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노 대통령이나 의원들 모두 신당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아 신·구주류간 충돌은 없었다.정대철 대표는 인사말에서 "참여정부의 '참여'가 적법하게, 적당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현 상임고문은 건배사를 통해 "적의 퇴로를 열어주는 게 전술인데 한국 정치는 퇴로도 없고 확인사살까지 한다"고 신주류 강경파의 인적청산론을 겨냥했다.

이어 설훈 의원은 "신당 문제에 있어 노 대통령이 전면에 당당히 나서 나를 따르라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박상천 최고위원이나 정균환 총무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그 분 들이 안 된다고 할 사람들이 아니다"고 구주류 포용을 요청했다. 배기운 의원도 "민주당은 마주 달리는 두개의 열차가 부딪히고 찢어지는 형국"이라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정장선 의원은 "정부가 집단의 힘에 밀리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운나 의원은 "오늘 가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대통령이 우리와 같은 당인지 모르겠다"며 노 대통령과 당간의 소원한 관계를 짚었다. 송영길 의원은 "한미정상의 우의를 다진 것은 성과지만 민족공존을 포기하고 한미동맹 일방으로 갈 수는 없다"고 '대북 정책 급선회'를 비판했다. 김성호 의원은 "대통령이 어렵고 누군가 필요로 할 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민주당 의원과 당원 밖에 없다"며 당에 대한 적절한 대우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답변에서 "언론 환경이 매우 나쁜 상황에서 나는 당정분리 원칙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신당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혁과 국민통합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면서 '지역구도 극복 및 전국 정당화'를 강조해 속내가 신당 추진 쪽에 있음을 알게 했다.

노 대통령은 대북·대미 정책 급선회 논란에 대해 "나는 남북관계가 틀어질까 부엌눈치, 안방눈치 살피는 가장 노릇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DJ의 남북정책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대북송금 특검법 수용에 대한 구주류측 비판을 의식한 듯, "남북관계를 해칠 만한 수사로 달려가지 않게 노력하겠으며 (수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가치를 손상하는 결과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체 101명 의원 중 86명이 참석했으며 추미애 의원은 9일 국회 통외통위 의원 만찬에 이어 이번에도 불참해 관심을 모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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