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6일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등이 신당 추진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데 대해 "당에 있는 분들이 알아서 할 일로 (대통령이) 신당을 해라, 말라 할 수 없다"고 불개입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유인태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이같이 말한 뒤 "당정분리 원칙이 기조인 만큼 (입장을) 밝히라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새삼스럽게 거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수석은 27일의 민주당 의원 초청 청와대 만찬과 관련해서도 "방미 결과 등에 대해 설명하겠지만 당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측의 이 같은 자세는 당정분리 원칙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한 전 대표 등의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은연중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여전히 신주류 중심의 개혁신당 구상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의 명분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은 현실정치적으로도 입장 표명이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언급하는 순간 노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보다는 정치적 논란과 공세만이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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