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중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어린이는 책을 무척 빨리 읽는다. 하지만 별 생각과 준비 없이 줄거리 위주로 통독하기 때문에 조금만 깊은 내용을 물으면 대답을 전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 후 교육의 한 방편으로 행해지는 독서 감상문 쓰기를 잘 못하는 것이다.책 읽을 때는 준비된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의 책이며 읽고 나서 어떤 '독서 후 교육'으로 관련 지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독서 후 교육으로 이어갈 성격의 책이라면 정독이나 지독(遲讀)을 해야 한다.
정독은 글의 세밀한 내용까지 하나하나 파악하며 꼼꼼히 읽는 것이다. 지독은 글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하여 천천히 읽어가며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그 사항을 기록하며 읽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읽으면 속독이나 통독보다 내용 파악을 두세 배 더 잘하게 된다.
머리를 식히거나 교양을 쌓기 위해 읽는 것이라면 속독이나 통독을 해도 된다. 속독은 글자 그대로 제한된 시간에 많은 분량의 독서를 하기 위하여 빨리 읽는 것을 말한다. 또 통독은 글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는 것인데 정독보다는 내용에 신경을 덜 쓰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어린이는 책을 빨리 읽지만 긴 글을 끝까지 읽어내는 끈기가 없다. 출판사들은 이 점을 참작해 책을 낼 때 자꾸 원고 분량을 줄이고 나머지 분량은 화려한 그림으로 채운다. 예전의 '글자를 읽는 책'에서 '그림을 보면서 읽는 책'으로 변한 것이다. 이 덕분에 어린이들이 책 읽는데 부담을 덜 느끼고, 빨리 읽는 장점은 있지만 독서의 양과 질은 반비례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린이들의 독서량이 줄어드는 것은 책 말고 볼거리가 많아진 탓이기도 하다. 단추 한번만 누르면 책과 같은 내용을 변화 무쌍한 화면으로 제공하는 전자기기가 많은데 굳이 답답하게 활자를 들여다보려고 하겠는가. 전자기기 쪽을 택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즐긴 내용은 오랫동안 기억하기 어렵다. 귀찮더라도 책에 씌어진 내용을 읽는다면 잊더라도 다시 꺼내 찾아볼 수 있다.
/동화작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