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굴을 보러 갈까?' 한번도 동굴을 본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동굴 나들이 계획을 이야기하니 너무 좋아했다. 아이들은 "거기에 가면 박쥐도 볼 수 있어요?"라며 호기심을 나타냈고, 준비한 간식인 삶은 달걀에 박쥐를 그려 넣을 정도였다.우리가 간 동굴은 단양의 온달동굴이었다. 한창 찌는 바깥 날씨와 달리 동굴 입구부터 으스스해 아이들은 뭔가 나타날 것 같다는 불안감으로 한걸음씩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제주도에서 본 용암동굴과는 달리 석회동굴인 온달동굴은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통로를 제외하고는 온통 기괴한 모습이었다. 얼마 전 비가 많이 와서 바닥에 흐르는 물소리가 계곡 물소리 만큼 컸다. 아이들은 동굴에도 물이 흐른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물이 떨어져 동굴바닥에 생긴 꽃 모양의 석화(石花)와 종유석, 종유관이 만들어놓은 석주도 보고 또한 돌 틈새로 피어난 고사리나 이끼도 발견했다. 동행한 동굴박사님은 "관람 편의를 위해 곳곳에 설치된 전등이 이끼 같은 식물을 자라게 하는데 이런 식물이 자라면 동굴을 죽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관람객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동굴 색깔이 황금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고 식물도 서서히 죽는다고 했다.
"박쥐는 있어요?" 한 아이가 물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박쥐가 살수 있을까?" 오히려 동굴박사님이 아이에게 질문했다. 그 말에 아이들은 숙연해지며 박쥐를 찾기 위해 비췄던 플래쉬를 슬그머니 주머니에 넣었다.
동굴을 한바퀴 돈 뒤 근처 너른 잔디밭에서 묵밥과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의 자연을 보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자연에 우리 인간은 어떤 식으로 되돌려 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홍준희·인터넷학부모공동체 '마음에 드는 학교'대표
● 알아두면 좋은 정보
1)관련 책 : 동굴(지성사), 박쥐(지성사)
2)관련 사이트 :
단양군청 www.danyang.chungbuk.kr
한국동굴연구소 www.koreacave.org
상지대 동굴탐사회 www.cave.cafe24.com/main.ht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