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게 벗고 스포티하게 입어라'.올 여름 해변에서 주목받고 싶은가? 이에 대한 해답이다. 수영복이라고 최근 여성복의 메가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는 섹시 스포티시즘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 올해 해변의 여인들은 그 어느때보다 강하고 관능적이면서 활동적인 이미지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때이른 더위에 마음은 벌써 해변으로 달려간다.
휠라코리아 디자인실 김미연 실장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섹시한 커팅, 셀프코디 스타일이 올해 수영복의 3대 특징"이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3피스(비키니+숏팬츠)나 4피스(비키니+숏팬츠+탑) 등 비키니 위에 자유롭게 덧입거나 벗는 식으로 연출할 수 있는 셀프코디네이션(self-coordination) 스타일이 여전히 대세이면서 디자인은 좀 더 과감해지고 스포티해졌다는 설명이다.
셀프코디 스타일의 인기는 수영복 풀세트의 개수를 늘림으로써 값을 올리려는(4피스의 경우 보통 18만∼20만원대를 호가한다) 수영복 제조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이 거둔 성과라는 평이지만 해변에서 따로 리조트웨어를 챙겨야 하는 불편함을 싫어하는 소비자 욕구의 산물인 것도 사실. 덕분에 '원피스는 실내수영장용, 비키니는 해변용'이라는 수영복패션의 공식이 정착되기도 했다.
섹시함이 강조되면서 수영복 스타일은 단연 비키니가 우세하다. 비키니 하의는 사각팬티보다 허벅지를 깊게 파내 대담하면서 다리가 길어보이는 삼각팬티 스타일이 인기다. 브래지어도 가슴을 넉넉하게 감싸는 하드컵 형태보다 끈으로 연결돼 노출이 더 심한 삼각컵 브라가 주목받는다.
인터넷 쇼핑몰 수영복닷컴(www.sooyoungbok.com) 디자이너 김현진씨는 "그냥 브래지어형보다 섹시한 느낌이 강조되는 홀터넥(halter neck·브래지어 끈을 목뒤로 묶는 형태. 뒤에서 보면 브래지어 끈이 없어 보인다) 브라가 많이 나가고 팬티도 양 옆이 끈으로만 연결된 아슬아슬한 디자인의 경우 쇼핑몰에 오르자마자 조기 품절될 정도"라고 올해의 섹시룩 열기를 전한다. 해변에서는 대담한 것이 더 멋지다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
스포티시즘의 영향은 줄무늬와 숫자 무늬의 인기로 확인된다. 지난해 많이 나왔던 미소니 스타일은 쏙 들어간 대신 경쾌한 색상배합이 눈길을 끄는 줄무늬가 가장 인기있는 프린트로 대두됐다. 숫자를 무늬삼아 넣거나 무늬없는 단색의 수영복이라도 가슴부위나 팬티 밑부분에 바이어스단을 덧대 스포티한 감각을 살린 것이 눈에 많이 띈다. 꽃무늬는 더 커졌고 브랜드 로고를 규칙적으로 배열한 로고플레이 무늬도 소위 '명품 마니아' 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소재의 다양화도 주목된다. 파코라반 수영복 디자인실 신민영 실장은 "수영복디자인에 맞춰서 매끈한 우븐은 물론 니트나 데님 소재 등이 다양하게 활용되고있으며 망사소재와 비즈, 메탈릭한 스팽글 등으로 장식성을 살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수영복의 패션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추세에 따른 것.
'레노마' 디자이너 김문선씨는 "캐포츠룩이 인기를 끌면서 수영복도 여성의 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라면서 "수영복 제작시 가슴 사이즈가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것을 보아 한국여성들의 몸매가 갈수록 글래머러스해지는 것도 이런 추세를가능케하는 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