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61위의 무명스타 주세혁(23·상무)이 제47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깜짝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남자탁구사를 새로 썼다.셰이크 핸드 전형의 수비형 선수인 주세혁은 25일 프랑스 파리 옴니스포츠 베르시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베르너 쉴라거(오스트리아·세계 6위)를 맞아 선전했으나 2―4(9―11 6―11 11―6 10―12 11―8 12―10)로 분패, 첫 정상 문턱에서 아깝게 좌절됐다. 그러나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때 유남규가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단체전 포함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은 남자 탁구사상(혼복 제외) 처음이다. 남자단식은 1991년 지바대회때 김택수가 4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성적이다. 수비전형 선수가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50년 리차드 베르그만이후 처음이다.
쉴라거의 파워 넘치는 스매싱에 밀려 초반 1,2세트를 내준 주세혁은 3세트 들어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는 소극적인 플레이 대신 적극적인 공격이 주효하며 11―6으로 세트를 따내 추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4세트 들어 10―8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연속 4점을 내주며 10―12로 패해 세트스코어 1―3으로 벼랑 끝에 몰린 주세혁은 그러나 다시 5세트를 11―8로 따내 기사회생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세혁은 6세트 초반 2―6의 열세를 뒤집고 9―7로 앞서 나갔으나 10―10 듀스를 허용한 후 잇달아 공격 포인트를 허용, 10―12로 세트를 내주며 세트스코어 2―4로 무릎을 꿇었다.
주세혁은 앞서 열린 4강전에서 칼리니코스 크레앙가(그리스·세계 9위)를 4―1, 8강전에서는 세계랭킹 2위 마린(중국)을 4―3으로 각각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단식 챔피언 쉴라거는 4강전서 중국의 공링후이(세계 8위)를 접전끝에 4―3으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여자복식과 남자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내는 등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부산아시안게임 '노골드' 수모속에 세계 2위로 내려앉았던 왕난은 혼합복식 우승에 이어 이날 여자단식 결승에서도 세계 1위 장이닝을 4―3으로 꺾고 '탁구여왕'에 복귀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