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인가 태풍인가.' SK가 24일 현대와의 연속경기 1, 2차전을 독식하며 파죽의 6연승으로 삼성과 현대를 2승차로 따돌리고 단독 1위로 올라서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감독들은 SK의 바람몰이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일부 감독들은 SK를 우승후보로까지 거론하고 있을 정도이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SK의 힘'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짚어봤다.무엇이 SK를 강하게 했나
전문가들은 만년 하위팀 SK가 파란의 팀으로 떠오른 첫째이유로 조범현 신임감독의 분석, 인화야구를 꼽고 있다. 조감독이 분석야구의 대표주자 김성근 전 LG감독의 애제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김감독의 지도스타일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조감독은 타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어 수읽기에 능하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감독은 상대팀의 작전을 미리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나 박빙의 승부처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실제로 1점차승부에서 8승2패로 8개구단중 단연 으뜸이다. 여기에 조감독의 용병술과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인화야구가 뒷받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영건 마운드와 소총부대의 위력
싱싱한 영건이 축을 이루는 마운드와 소나기 안타를 퍼붓는 소총타선이 조감독의 야구색깔과 딱 맞아떨어진 것도 상승세의 원동력중 하나이다. 리딩히터(0.404) 이진영과 에디 디아즈(타율 0.320), 이호준(타율 0.307)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앞세운 SK는 25일 현재 경기당 10개안팎의 안타를 쳐내며 8개구단가운데 팀안타수(394개)가 제일 많다.
에이스 이승호(22·3승)를 필두로 채병용(21·5승), 제춘모(21·3승), 송은범(19·3승), 정대현(25·3승) 등 젊은 어깨들은 팀이 거둔 26승중 17승을 합작했다. 정대현 송은범이 버티는 막강한 허리는 SK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중간계투진의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인 홀드수가 8개구단 가운데 최다(18개)이다. 5회이후 리드하고 있는 경우에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디아즈(3루)-김민재(유격수)-정경배(2루)로 이어지는 내야진이 철벽 그물망을 구축한 것도 마운드안정과 무관치 않다. 8개구단 가운데 실책(19개)이 제일 적어 투수들이 수비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놓고 볼을 던지고 있다. 주전과 백업요원과의 실력차가 없는 것도 강점이다.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
SK는 올 시즌 FA최대어인 박경완을 19억원에 데려 오는 등 선수수혈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철완 조웅천을 2001년 현대에서 데려왔고 지난해엔 롯데에서 김민재를 10억원에 영입, 팀 전력을 보강했다.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팀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집중 스카우트한게 전력상승의 요인이다. 박노준 SBS해설위원은 "조범현식 야구가 당분간 국내프로야구에 큰 바람을 몰고 올 것같다"며 "SK가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좌우할 키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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