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연체율 고삐를 잡기 위해 앞다퉈 대환대출을 늘리는 가운데 대환대출의 26%는 다시 부실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현재 9개 전업 카드사의 대환대출잔액은 10조5,000억원이며 이중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은 2조7,500억원으로 연체율이 무려 26%에 달했다. 특히 LG,삼성, 국민, 외환 등 4대 전업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0조2,600억원으로 전체 카드사의 98.3%를 차지해 대형 카드 회사 위주로 대환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 대환대출 연체율은 외환카드가 42.5%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 26.7%, LG26.3%, 삼성 17.7% 등의 순이었다. 대환대출 잔액규모는 LG카드가 5조1,13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2조4,600억원, 국민 1조8,060억원, 외환 8,810억원 등이었다.
대환대출은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연체대금을 정상대출로 바꿔주는 것으로 연체자는 신용불량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카드사는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로 9개 카드사들의 대환대출(연체분 제외)은 지난해 9월말 3조6,62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2,674억원, 올 3월말 7조7,535억원으로 반년 만에 111.7%나 폭증했다. 하지만 대환대출 자체가 일시적으로 연체율을 줄이기 위한 눈가림방편으로 활용되고 있어 장기적으론 오히려 부실을 심화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대환대출의 전제조건으로 보증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부실을 정상인에게까지 확산시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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