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눌수록 기쁨 곱절… "행복 방정식"이죠"/ 100인 기부릴레이 3色 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눌수록 기쁨 곱절… "행복 방정식"이죠"/ 100인 기부릴레이 3色 열기

입력
2003.05.26 00:00
0 0

"2003년 5월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기부 나눔의 달'로 기억될 겁니다."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한국일보와 한국여성재단이 함께 하는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100인 기부 릴레이'는 많은 이들에게 난생 처음 기부를 권유하는 경험을 선사하면서 다양한 조직 내에 잔잔한 기부 권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예일여자중학교 우림건설 여성환경연대 등 기부릴레이가 한창 물오른 진행 현장을 찾았다. 이번 릴레이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예일여중: 한울타리 선생님 10여명 참여

여학생들의 화창한 웃음소리가 나른한 공기를 뒤흔드는 서울 은평구 예일여중의 점심시간. 건물 앞 화단에서 다양한 사진촬영 포즈를 취하는 선생님들 주위로 수십명의 여학생들의 몰려 들어 연신 수다를 떤다.

기부 릴레이에 참가한 10여명의 선생님들을 대표한 다섯 명의 선생님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려는 아이들 사이에서 얼굴이 발개졌다. "아이들한테 무슨 일인지 절대 말하지 마세요. 사실 내세우기도 부끄러운데요, 뭐…"

예일여중 교사들이 기부 릴레이에 참가하게 된 사연은 특이하다. 학부모였던 여성재단 강경희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던 고경애 선생님이 기사를 보고 안부차 전화를 걸었다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채 고전하는 줄이 있다는 말을 듣고 2번 주자를 자청한 것이다. 다른 선생님들도 고 선생님과 '사랑이 엄마(강 총장)'가 하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 자진해서 릴레이 바통을 건네 받았다.

고 선생님은 "내가 갖겠다는 것도 아닌데 남에게 돈을 내라고 부탁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남자 선생님 중에는 굳이 여성을 돕기 위해서 돈을 낼 이유가 있냐며 거절하신 분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릴레이는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예일여고와 예일실업고까지 이어지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교사에게 학생은 딸과 같아요. 우리가 모은 작은 정성이 이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겪을 어려움을 이기도록 하는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우림건설: 회사 속 퍼지는 기부 바람

"기부 릴레이 참가는 시작일 뿐이에요. 이번 행사를 통해 회사 내에 형성된 여성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더 큰 울림으로 키워 나갈 겁니다."

'안전제일' 쯤이 어울릴 법한 건설회사 우림의 기업이념은 놀랍게도 '나눔과 섬김'이다. 실제로 직원의 95% 이상이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급여 1% 나눔'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회사도 1996년부터 수익의 1% 이상을 꼬박꼬박 사회로 환원해 왔다. 우림이 꾸준하게 후원해 온 단체만도 녹색연합, 아름다운 재단 등 13곳에 이른다. 이런 면면을 아는 이들은 우림이 기부 릴레이를 직원 참여만으로도 무리 없이 이어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환원은 기업의 의무입니다. 집 짓는 일을 하는 기업인만큼 여성문제가 고객의 행복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도 이번 릴레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죠." 심 사장은 지난 2월 장애인 여성에 대한 학비 지원으로 물꼬 튼 여성재단과의 인연을 이번 릴레이 참여를 계기로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심 사장은 "우림에 입사하려면 무엇보다 나누려는 마음을 챙겨 오십시오"라고 말하며 소탈하게 웃었다.

여성환경연대: "자연과 여성은 닮은꼴"

"군림하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고, 종종 약자 입장에서 강자의 약탈을 인내하는 자연. 여성의 모습과 닮지 않았나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화동 여성환경연대 사무실에 모인 회원들은 6월에 개최할 창립 3주년 행사 준비로 여념이 없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여성 환경운동가들을 지원하는 여성환경연대는 작년 8월 여성환경운동가 10명의 UN세계환경정상회의 참가 경비 1,000만원을 지원 받으면서 여성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어려운 여성환경운동가를 돕는다지만 여성환경연대 사정도 넉넉하지 않다. 400여명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만으로 운영되는 연대에 한달 들어오는 회비는 100만원 남짓. 여성환경연대 강희영 간사는 "다들 넉넉하지 못해 기부하라고 권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도움을 받아본 경험 때문인지 금전적 여유가 없는 와중에도 이번 릴레이에 선뜻 참여한 회원이 많아 큰 어려움 없이 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