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조그만 휴대폰 화면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게임을 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에는 모바일 게임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사 게임 순위의 상위권은 대부분 고스톱과 옛날 오락실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화면이 너무 작아 고스톱 패의 문양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데도 많은 이들이 고스톱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그것이 제목만 보고도 무슨 게임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모바일 게이머들은 "막상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면 간단한 게임 소개문만 나오는데, 이것만으로 그 게임이 진짜 재미있는지, 없는지 알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스톱 게임이나 옛날 오락실 게임 외에도 재미있는 창작 게임이 많이 등장했다. 이러한 창작 모바일 게임 중 정보이용료가 아깝지 않은 재미있는 게임들을 소개한다(괄호 안은 서비스 중인 이동통신사).
게임빌의 '놈'(SKT, KTF, LGT)
세계 최초로 등장한 '휴대폰을 돌리면서' 즐기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자동으로 전진하는 캐릭터가 각종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해 주면 된다. 극히 단순하게 표현된 배경에는 구멍이나 나무, 산 등 장애물과 적들이 등장하는데, '확인' 버튼 하나로 점프를 하거나 적을 처치할 수 있다. 한 단계가 끝나면 다음 단계는 휴대폰을 90도 각도로 돌려야 할 수 있고, 같은 방식으로 4단계가 지나면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 딱 좋으나 줄거리를 넣어서 목표와 동기부여를 좀더 강하게 했다면 더 중독성 있는 게임이 되었을 듯하다.
컴투스의 '붕어빵 타이쿤2'(SKT, KTF, LGT)
외국의 유명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타이쿤' 시리즈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붕어빵을 만들어 팔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 목적. 붕어빵을 타지 않을 때까지 적당히 익혀 손님의 주문에 맞추어 즉시 판매해야 한다. 너무 오래 익히면 붕어빵이 타고, 너무 조금 익히면 설 익는다. 손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도 안 된다. 도움말이 충분하지 않아 처음에 게임을 익히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일단 하다 보면 중독성이 있다. SK텔레콤의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상위에 오른 인기작이다.
엠드림 '야근사원 박대리'(KTF)
저녁 시간 칼 퇴근은 모든 직장인의 꿈.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문단속을 끝내고 빨리 퇴근하는 것이 목적이다. 창문과 금고, 문 닫기 등 모든 일을 마친 뒤 퇴근해야 하지만, 박 부장이 닫아 놓은 창문을 다시 여는 등 방해를 한다.
박 부장을 박치기를 통해 기절시키고 빠른 시간 내에 집에 가도록 하자. 12시가 넘어도 퇴근하지 못하면 귀신이 나온다. 지친 직장인들의 피로를 풀어줄 만한 아이디어 게임이다.
엠드림 '중기갑보병K'(SKT, KTF, LGT)
다운로드 형식이 아닌 왑(WAP) 방식이지만 전략과 RPG를 혼합한 독특한 방식 덕분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RPG 모드에서는 사용자가 구매한 중기갑 보병에 여러 장비를 갖춘 후 출격, 지도 위를 돌아다니며 다른 중기갑 보병과 싸우면서 경험치와 돈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략시뮬레이션 모드는 사용자가 중기갑 보병으로 이동하다 적절한 위치에 기지를 건설하여 다른 사용자의 기지와 영토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이 두 가지 모드가 혼합돼 진행된다. 인터넷에 길드까지 결성돼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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