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의 괴로운 심경을 이번에는 공개 질문 형식으로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23일 "쏟은 정성이 배신이나 무효로 돌아올 때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하다"며 "이것을 모두에게 질문으로 던져본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 청해대로 2박3일간의 휴가를 떠나기 직전 청와대에서 열린 교정대상자 수상자 및 교정기관장 오찬석상에서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자리를 떴다.
노 대통령은 "예사로 살면 그만인데도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고마워하지 않고 배신하는 경우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방미 때의 친미 발언 논란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자신이 관심을 보여온 전교조, 한총련 등이 반발하는데 대한 심정의 토로로 보여진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정치 하는 사람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다"며 "그 동안 희망을 어떻게 주는가 라는 방법을 몰랐는데 오늘 여러분의 사례를 보니 지극한 정성과 사랑임을 느꼈다"라는 말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교정공무원으로 매일 '감옥'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나도 청와대에 들어와 보니 자유가 좀 없다"며 "가끔 감옥살이 같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