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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이번엔 "개판"발언… 누가 盧 입조절좀" 외

입력
200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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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개판"발언… 누가 盧 입조절좀""앗, '개판'이라니…."

22일 청와대는 황당함으로 가득 찼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 만찬석상에서 "국외에서 볼 때 '한국이 개판이구나'는 생각이 들어도 나는 이런 민주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등 노 대통령의 '거친 입'이 비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또 이런 발언이 나오자 "대통령의 입 조절이 안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남북관계만 잘 되면 나머지는 깽판 쳐도 된다", "막 가자는 것이냐" 등 노 대통령이 만들어낸 '유행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 대통령의 '거친 입'은 하루이틀에 바꿀 수 없는, 노 대통령만의 스타일이다. 청와대에서는 "운동권과 어울리다 배운 것", "재야로만 떠돌다 생긴 것", "판사 생활이 짧다보니 정돈된 언어를 사용할 시간도 짧았기 때문" 이라는 등의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조절할 생각은 있는지 청와대 관계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 회의록 등 기록공개에 상당한 의욕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은 최근 이런 농담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회의록을 공개할 때 내가 한 말중에 그대로 옮기기 어려운 게 있으면 'XX'로 하지말고 'OO'으로 해달라. 그래야 내가 욕을 한 것이 아니라 뭔가 중요한 말을 한 것처럼 보일 것 아니냐."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 한나라 "JP때문에 맥빠져"

"JP 때문에 안돼."

최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주변에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때문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이 맥이 빠진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세 차례 회동이 있었지만 의미 있는 정치적 합의나 진지한 국정토론이 이뤄진 적이 없는데, 그 원인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김 총재의 '과공'(過恭)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인 박 대표는 김 총재와의 오랜 정치적 인연을 의식한 듯 입을 꽉 다물고 있다. 그러나 회동을 지켜본 주변 인사들은 "이런 식이라면 야당 대표가 꼭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며 회동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21일 청와대 만찬에서 김 총재는 최근 일본 방문의 뒷얘기 등을 화제로 대화를 주도했다. 김 총재는 특히 연관성이 없는 주제라도 대통령과 자주 연결시키며 대통령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강조, 민감한 현안이 제기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이날 만찬이 예상보다 짧은 1시간 15분만에 끝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겹살을 곁들인 소주파티가 벌어진 지난 달 17일의 청남대 만찬에서도 김 총재는 노 대통령이 "총재님, 소주도 잘 드십니까"라고 묻자 "대통령이 주시는 술은 다 좋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결국 이날 만찬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던 대북 송금 특검법 개정문제도 운을 떼는 데 그쳤을 뿐 흐지부지됐다.

한 당직자는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단독 대좌, 또는 원내 교섭단체인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로 참석자를 국한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유성식 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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