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카드에 이어 전업 카드사의 연체율도 4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카드업계의 진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적자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다 건전성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도 크게 떨어져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다.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말 현재 LG, 삼성, 국민 등 9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1개월 이상, 관리자산 기준)은 10.9%로 3월의 9.6%보다 1.3% 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0.9%는 전업사의 월중 연체율로는 사상 최고치.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1·4분기말인 3월에는 2월(10.4%)에 비해 0.8% 포인트 떨어져 진정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앞서 은행 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도 4월 12.6%로 3월의 12.0%보다 0.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돼, 잠시 주춤했던 카드 연체율이 다시금 고공행진을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부실자산이 늘었다기보다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카드자산(분모)이 4월 중 3조2,000억원이나 감소해 연체율 상승효과가 컸다"며 "4월이 계절적 특성상 계수관리에 덜 신경쓰는 분기 초반이기 때문에 채권회수 노력이 다소 부진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 증가 속에 카드사의 영업실적도 급속도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4분기 동안 전업카드사는 모두 1조3,09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내, 분기별로는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3월말 현재 조정자기자본비율(전체 자산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10.2%로 지난해 12.5%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카드사별로는 국민과 현대가 각각 8.1%와 8.2%를 기록, 당국의 가이드라인(8%)에 바짝 다가서며 대주주 증자 등 경영개선 노력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외에 지난해 은행에서 독립한 우리(9.2%)나 신한카드(9.8%) 등도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2·4분기부터 연체율 10% 조정자기자본비율 8% 과거 1년간 당기순이익 흑자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카드사에 대해 곧바로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한다는 계획이어서, 대다수 카드사들이 생존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