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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 1분기 3.7%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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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 1분기 3.7% 성장

입력
200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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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상반기 우리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민간 소비가 환란 당시인 1998년 4·4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예상보다 낮은 3.7%로 곤두박질쳤다.그나마 수출과 건설투자가 경제를 떠받쳤지만, 건설투자는 최근의 부동산 투기붐을 반영하듯 주상복합건물, 오피스텔 등에 편중돼 성장의 질도 좋지 않았다.

2분기엔 사스와 북핵문제, 카드채 위기, 신용불량자 급증 등으로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수출마저 둔화해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달초 단행된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치 인하에 이어 다각적인 부양책 동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집값 불안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에 인위적인 부양에 성공할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이다.

소비 급랭이 성장 발목 잡아

민간소비 증가율은 0.9%로 98년 4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동시에 작년 평균(6.8%) 및 전분기 증가율(4.3%)에도 크게 못 미쳤다.

식료품 및 음료(-0.4%), 주류·담배(-2.5%), 의류·신발(-0.8%), 가계시설 및 운영(-5.2%)은 물론 통신(-0.5%), 오락·문화(-0.2%), 교육(-0.2%)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소비가 감소했다.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을 갑자기 조인데다 이라크전쟁과 북핵사태, 사스 등의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특히 불과 1∼2년 전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가 다시 카드대출 한도를 급격히 축소하는 등의 냉온탕식 정책이 소비와 경기의 진폭을 키웠다.

반면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19.9% 증가, 성장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면서 수출과 내수의 성장 기여율이 80.5%대 19.5%로 비정상적인 편중현상을 나타냈다. 또 향후 성장동력과 직결되는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분기 8.2%에서 1.6%로 추락했다.

인위적 부양 가능할까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4% 성장률 턱걸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책당국의 고민은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데 있다.

우선 신용불량자 급증, 집값 불안, 카드사 부실 등 최근의 경제·사회문제를 야기한 주범이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체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만을 겨냥해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는 매우 힘들게 됐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불안 때문에 한편으론 돈을 푸는 부양책을 쓰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부동산담보대출 억제 등 정반대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책적인 운신의 폭이 너무 좁은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재정에 희망을 걸고 재정조기집행을 '만병통치약'으로 내세웠지만 더 이상 집행을 앞당길 여력도 사라졌고, 추경편성은 여야간 대립으로 규모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촉진을 통한 안정성장을 위해 다각적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여러 가지 제약요소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하반기 선진국경제의 회복이 없이는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대희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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