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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소버린 "한랭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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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소버린 "한랭전선"

입력
200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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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의 최대 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인 소버린자산운용이 22일 투자자문사를 선정하고 SK(주)에 대한 경영간섭을 본격화함에 따라 SK그룹과 소버린의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글로벌 정상화 문제는 SK그룹과 SK글로벌 채권단의 양자간 힘겨루기에서 소버린이 가세한 삼차원 형태로 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의 수석경영담당임원인 제임스 휘터는 이날 "SK(주) 경영진은 SK글로벌 사태와 관련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기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오랜 경험과 기업구조조정 분야의 많은 경험을 보유한 라자드(Lazard)사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재계의 관심은 소버린이 SK(주)의 SK글로벌 지원시 보유 지식을 처분하겠다던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입장으로 급선회한 배경에 집중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최대주주로서 SK(주)의 경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1조5,000억원) 출자전환 문제 등에서 주주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SK측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장기투자자를 자처하던 소버린이 SK글로벌 지원문제를 계기로 기업사냥꾼의 본색을 들어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외국계 컨설팅사에 자문을 구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SK그룹이 최근 작성한 '소버린의 적대적 M&A 시나리오'는 SK의 이 같은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대책반은 소버린이 1단계-사전준비, 2단계-지분 매집, 3단계-SK(주) 경영권 확보, 4단계-SK(주)를 통한 SK텔레콤 지배 등 4단계 전략을 통해 SK그룹을 해체하고 SK텔레콤을 지배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책반은 현 시점은 경영권을 확보하는 3단계인 만큼 소버린은 SK(주)의 SK글로벌 지원을 적극 반대, SK글로벌의 청산을 유도하고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복귀를 무산시켜 '주인없는 SK'를 만들거나 청산이 안될 경우 보유지분 일부를 흑기사(경영권 탈취를 돕는 제3세력)에 매각해 SK(주)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SK그룹은 소버린과 같은 배를 탔지만 자칫 배를 통째로 뺏길까 걱정해야 하는 묘한 처지"라며 "소버린은 한국 사정을 잘 아는 라자드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자드사는 외환 위기 해소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의 컨설팅을 많이 맡았으며, 현대건설의 해외 채무 디폴트 당시 해외채권단과 해외채무재조정을 대행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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