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자폭 테러로 초긴장하고 있는 미국이 최근 이란에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고위 간부가 숨어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양국관계가 급속하게 악화하고 있다.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알 카에다 요원들이 이란에 있으며 이란은 (테러조직에 반대하는) 국제적 의무를 지킬 필요가 있다는 뜻을 이란에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도 "알 카에다 고위 간부들이 이란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과 테러를 연관지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테러 담당 관리들은 이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 고위 간부들의 수상한 활동이 미국 정부가 국내 테러경계 수준을 격상시키는 데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 때문에 미국정부는 이라크전 후 양국간에 벌여온 막후협상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의 주장에 대해 이란은 펄쩍 뛰고 있다. 압둘라 라메잔자데 이란 정부대변인은 이날 주례 기자브리핑에서 "우리는 자국 내 모든 종류의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고 있는 점을 누차 밝혔고 미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그 폭발성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이 지목한 '악의 축' 국가 중에 하나로 미국의 다음 타깃으로 오르내린 나라다. 미국이 싫어하는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미사일 등의 개발을 추진해온 나라이며, 이라크전 후에는 미국의 중동재편 구상에 최대의 걸림돌로 부상한 국가이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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