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5월23일 조선야구협회가 창설돼 야구가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릴 터가 마련되었다. 한국 야구는 1905년 미국인 선교사 길레트(한자 이름은 吉禮泰)가 황성 기독교청년회(YMCA) 회원들에게 가르친 것이 그 효시다. 당시에는 이 구기를 타구(打球) 또는 격구(擊球)라고 불렀다.1906년 2월17일 서울 동대문 근처의 훈련원에서 황성기독교청년회 팀과 덕어(德語: 독일어) 학교 팀 사이에 열린 경기가 한국 최초의 야구 경기로 기록돼 있다. 이 경기는 덕어 학교 팀의 승리로 끝났다. 도입기의 야구 경기는 지난 해 10월 개봉한 김현석 감독의 영화 'YMCA 야구단'에서 다소 코믹하게 그려진 바 있다.
조선야구협회는 1938년 조선체육회가 강제로 해산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가 광복 이후 재건되었고, 1954년 10월 대한야구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1982년에는 OB 베어스(대전), MBC 청룡(서울), 해태 타이거즈(광주), 롯데 자이언츠(부산), 삼성 라이온즈(대구), 삼미 슈퍼스타즈(인천)의 여섯 개 구단으로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현재 한국프로야구는 매시즌 단일 리그제로 8개팀이 각각 133게임(팀간 19차전)씩 총532게임을 치른다.
영국의 크리켓에서 야구의 기원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야구는 전형적인 미국 경기다. 1875년에 창설된 내셔널리그와 1901년에 창설된 아메리칸리그는 미국 프로야구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월드시리즈는 두 리그의 우승팀 사이에 벌어지는 챔피언 결정전으로, 프로야구의 아마겟돈이라 할 만하다.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내셔널리그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맞붙은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는 다이아몬드백스의 투수 김병현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 이 꿈의 무대에 섰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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