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30]"청년실업시대" 자기만의 길을 찾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30]"청년실업시대" 자기만의 길을 찾자

입력
2003.05.23 00:00
0 0

대학 4학년이 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미리 작성해 놓고, 학교 홈페이지를 비롯한 인터넷상의 각종 취업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성공학, 면접전략 등에 관한 특강에 시간을 내서 참석하고 적성 검사와 성격 검사도 받았다.그동안 다니던 영어회화 학원을 그만두고 토익 전문학원으로 옮겼다. 취업에 특별활동과 봉사활동도 중요한 만큼 교내 경력개발 프로그램과 봉사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점이 좋지 않은 과목은 재수강을 했다. 친구들은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하거나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이 마치 고3 수험생 같다.

우리를 이렇게 바쁘게 만들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가 되다 보니 경쟁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경쟁력은 비단 취업 뿐 아니라 승진, 결혼 등 우리 삶의 곳곳에 개입하며 부와 명예와도 연관되고 있다. 또한 상대적인 것이어서 끊임없이 '계속'을 부추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누구나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취업준비를 하면서 '대학 4년 동안 이루어 놓은 것이 무엇인가'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오면 수험생활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생각은 달콤한 착각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청년실업은 개인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인 것이다. 그칠 줄 모르는 '줄 세우기 경쟁' 또한 마찬가지이다. 청년실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자면 고용창출이 가능한 경제성장이 계속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분배보다는 성장을, 여가보다는 일을 우선해야 하며 경쟁력은 계속 키워져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성장 속에서도 평등해지는 것이며, 일에 종속되기보다는 여가를 즐기며 사는 것이며, 경쟁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오는 딜레마는 크다.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국가차원에서 할 일이라면, 딜레마 속에서 자신만의 주체성과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개인이 할 일인 것 같다. '물질적 가치'를 '인간적 가치'로 치환하고, 모두 비슷한 목표를 향해서 한쪽 방향의 줄서기 마라톤에 나서기보다, 차별화한 자신만의 가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전 지 현 숙명여대 언론정보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