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지용(1902∼1950)이 사용한 시어를 정리·분석한 '정지용 사전'(고려대학교출판부 발행·사진)이 출간됐다. 최동호 고려대 교수가 엮은 이 사전은 정지용의 시 132편에 사용된 어휘를 설명하고 용례를 밝혔으며, 다양한 통계 분석을 내놓았다.향토적·토속적 어휘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구사해 '언어의 마술사'로 불린 정지용의 시어를 집대성한 것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 작업이다. 최동호 교수는 "정지용이 절차탁마한 창의적 시어의 비밀을 파악해, 시 창작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사전에 따르면 정지용이 시편에서 사용한 기본 어휘는 2,731개로, 한 편의 시에서 최소 8개에서 최대 600여 개의 어휘가 구사됐다. 명사 중에서는 '바다' '바람' '산' '하늘' 등의 어휘를 많이 사용했으며, 동사 중에서는 '보다' '날다' '울다' 등이 빈번하게 쓰여졌다. 특히 '울다'(35) '슬프다'(35) 등의 시어가 '웃다'(5) '기쁘다'(2) 등에 비해 월등히 자주 쓰여"정지용 시의 기본 정서가 슬픔의 감정인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최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정지용 시어가 난해하다는 데 주목해 연구자들의 해석을 묶어 실었다. '향수(鄕愁)'에 등장하는 '해설피' '석근' '서리까마귀'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시어들에 대해 그 동안의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고, 적절한 것으로 여겨지는 해석을 제시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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