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부부는 결혼 4주년을 맞았다. 결혼 전에 사귄 기간까지 합치면 서로를 알고 지낸 지도 벌써 10년이 넘는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린 앳된 얼굴의 학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30대가 됐다.누구나 그렇듯이 우리도 함께 살며 기쁜 일, 어려운 일을 적잖이 만났다. 그렇지만 열심히 일해 작으나 우리만의 보금자리도 마련했고 자가용도 샀다. 착한 내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행복을 어찌 꿈이나 꿀 수 있었으랴.
3년 전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가 생각난다. 병원에서 진찰을 하더니 아이 몸무게가 평균을 넘는다고 했다. 아내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체구가 작은 편이라 난 내심 걱정이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아내는 보란 듯이 건강한 첫 아이를 낳았다. 그 녀석은 몸무게가 3.82㎏이 되는 아들이었다.
아내는 몸조리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시도 때도 없이 먹을 것을 찾는 아이를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엌으로 향했다. 아이 때문에 내가 집에서 불편을 겪지 않을까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런 극진한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급성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주사바늘을 꽂을 혈관을 찾지 못해 아이 이마에 바늘을 찔러 넣는 것을 보고 아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아이가 아픈 것을 자기 탓인 양 가슴 아파했다. 지금도 아이를 보면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주야 2교대 근무를 하는 직장에 다닌다. 남들처럼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 때문에 제대로 사고 싶은 것도 못사는 아내를 보면 미안하다.
아내는 자기를 위해 쓰는 돈에는 그렇게 인색하면서도 시부모, 남편, 아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잘해주려고 한다.
지난해 월드컵 열풍이 전국에 휘몰아치던 무렵에 둘째가 태어났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예쁜 딸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공주를 낳았다며 기뻐했다. 이번에는 아이 탯줄을 내가 직접 잘랐다.
지난 4년 동안 아내가 고생한 것을 보상하자면 40년도 모자랄 것이다.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내를 위해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련다. 영원히 아내만을 사랑할 것이다.
/ksm9508·독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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