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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여전히 불안한 靑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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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여전히 불안한 靑브리핑

입력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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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동 처장이 또 사고를 쳤네."20일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국무회의의 토의 내용을 자세하게 공개하는 국정홍보처장에 대한 불만이 또 나온 것이다.

사실 이날 청와대와 국정홍보처의 브리핑은 마치 두 개의 국무회의 결과를 전한 것처럼 달랐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전교조의 연가투쟁 예고와 관련 "교원 공백이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 처장은 여기에 덧붙여 노 대통령이 법적 대응을 지시하며 "벌은 예고되어야 하고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브리핑을 했다.

청와대 브리핑 대로라면 비상시 교원 수급 대책에만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 처장의 말을 통해 노 대통령이 교원단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국정기강을 강조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례는 화물연대 문제가 불거진 6일에도 있었다. 당시 청와대 브리핑은 "정부대책 미흡을 지적했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 처장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장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청와대 브리핑만 들었다면 아무도 이런 상황을 모를 뻔했다.

돌이켜보면 노 대통령은 취임 초 이미 국무회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국정운영기조를 투명하게 알리는 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직도 노 대통령의 생각을 읽지 못한 것 같다. 더욱이 말실수면 몰라도,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발언들을 참모들이 임의로 거르는 게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말들을 불안해 하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통령의 진의를 전하기보다 덮기에 급급한 청와대 브리핑이 왠지 더 불안하게 느껴진다.

고주희 정치부 기 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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