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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 음식기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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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 음식기행 2

입력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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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지 생시인지 몰라도 '남도 음식기행'을 수 차례 다녀온 친구가 날카로운 눈과 우뚝한 코, 날렵한 혀를 세계로 돌렸겠다. 그는 오대양 육대주를 돌아다니며 뭍과 바다,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음식의 진수를 맛보려고 했지만 인생은 짧고 오가기는 멀고 힘들었으며 정보도 충분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미 몸에 익은 '남도 음식 기행' 처럼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각 나라의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바로 홍콩으로 가는 것이었다. 홍콩이야말로 요리의 백과사전인 중국 음식문화를 바탕으로 빈번하게 오가는 세계 각국의 음식의 정수가 망라되어 있는 요리의 천국이라는 것이다.오로지 홍콩에서만 가능한 이 음식기행은 두 달에 걸쳐 진행되는데 매일 세 끼니의 식사 곧 180여 끼니의 식단에서 단 한 번이라도 같은 음식이 나오면 음식기행에 들어가는 여행 경비의 반을 되돌려주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집까지 오가는 비행기표를 제공하는 이 꿈의 식도락 상품의 경비는 대략 3,000만 원. 그 친구는 이 돈을 벌기 위해 몇 년 째 짐승처럼 일하고 있다는데 그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꿈 속에서라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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