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내가 여기에 온 유일한 이유다."어쩔수 없는 여성골퍼의 핸디캡은 물론 남성들의 냉소와 편견을 뿌리치고 미국 프로골프(PGA) 무대에 홀홀단신으로 뛰어든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 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대회 개막을 앞두고 21일(한국시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나 자신을 테스트해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에레베스트산에 오르는 산악인의 심정"이라고 표현한 소렌스탐은 "경기가 임박할수록 긴장은 줄고 있으며 자신감은 넘쳐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날 공식 인터뷰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소렌스탐의 예상 성적에 집중됐다. 소렌스탐은 "모든 준비는 끝났다"며 "코스 상태와 컨디션이 정상이라면 이븐파는 칠 수 있을 것"이라며 "순위는 예측할 수는 없지만 컷을 통과해 최종일까지 이곳에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자신의 PGA 도전에 찬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진 타이거 우즈가 아낌없는 후원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일주일에 3차례 전화를 하던 우즈는 특히 이 곳으로 향하기 전날 2번이나 전화를 걸어와 코스 공략법은 물론 남자 다루는 법까지 일러주면서 선전을 당부했다는 것.
○…그러나 소렌스탐의 PGA 등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징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렌스탐은 이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예스퍼 파네빅(스웨덴)과 연습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3차례 볼을 친 뒤 중단했다. 1번홀(파5·565야드)에서 소렌스탐이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떨어져 페어웨이로 쳐내는 등 순탄치 않았다. 190야드를 남기고 친 세번째 샷마저 그린에 미치지 못해 오른쪽 벙커로 굴러 들어가는 등 컷 통과를 위해 수많은 난관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8년만의 골프 성대결을 앞두고 당사자인 아니카 소렌스탐의 고국 스웨덴 언론과 국민들은 아낌없는 찬사와 함께 선전을 기원했다. 스웨덴 최대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는 20일자에서 "재미삼아 하는 일이 아니다. 스포츠 역사와 성해방 전쟁의 한 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스웨덴이 낳은 최고의 테니스 스타 비요른 보리와 1970∼ 80년대를 풍미했던 세계 정상급 스키 스타 잉게마르 스텐마크 이후 최대의 찬사.
특히 언론들은 소렌스탐을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여성 의원(전체 45%)을 보유하고 여성 권익 보장이 확실하기로 유명한 스웨덴을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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