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옥전 전남경찰청장이 한총련의 5·18기념식 방해사태와 관련한 문책인사로 직위해제를 당하자 경찰 안팎에서는 "결국 동생이 총대를 메고 말았다"며 형제의 엇갈린 운명이 화제에 올랐다. 형인 김세옥 청와대 경호실장 대신 동생인 김옥전 전남경찰청장에게 경비책임이 돌아간 것을 빗댄 말이다.형이 책임을 면할 조짐은 사건초기부터 이미 점쳐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총련 시위로 인해 뒷문으로 기념식장을 들어가는 수난을 당했으면서도 "경호경비 책임을 과중하게 묻지 말라"고 말해 경호실장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쳤다.
더욱이 경호실 창설 이후 첫 경찰출신 경호실장인 김 실장을 노 대통령이 직접 낙점했을 정도로 김 실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은 익히 알려진 터였다.
경찰은 처음부터 이 같은 분위기를 읽고 감사관실 산하 감찰팀 8명을 현지로 급파하는 등 경찰 선에서 책임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경찰 내부에서는 '만만한 경찰이 또 당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업무는 청와대 경호실의 지휘책임아래 이루어지며 경찰은 사실상 지원을 하는 형식"이라며 "대통령의 문책자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방청장을 직위해제하는 것은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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