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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판 "9·11" 날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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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판 "9·11" 날뻔 했다

입력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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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에서 19일 체포됐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은 체포 당시 여객기를 납치해 자폭 테러 공격을 감행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 방송이 21일 사우디 보안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2001년의 9·11 테러와 매우 흡사한 형태의 대형 테러 기도다.CNN은 사우디 당국이 사우디의 항구도시 제다 공항에서 탑승 직전 체포했던 용의자 3명은 칼을 소지한 채 사우디아 항공의 수단행 여객기를 납치해 제다 시내의 빌딩에 충돌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알 카에다 조직원임을 시인한 이들은 심문 과정에서 지난주 사우디 리야드 연쇄 테러 사건을 감행한 알 카에다 하부 조직에 속해 있다고 자백했다. CNN은 특히 이들이 9·11 테러범들에게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유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9·11 테러와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이번 테러 기도 적발은 미국이 20일 국내 테러 경계 태세를 '다소 높음'(code yellow·황색 경보)에서 '높음'(code orange·오렌지 경보)으로 한단계 올리기 직전 이뤄진 것으로, 미국은 사우디 정부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전달받은 뒤 경계 태세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날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 주재 공관을 폐쇄한 데 이어 영국 독일 등 서방국들까지 잇따라 사우디 공관 문을 닫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외무부는 리야드의 대사관과 제다의 영사관, 알 호바르의 무역사무소를 21일부터 폐쇄했으며 독일 외무부도 23일까지 리야드의 대사관과 제다의 공관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앞서 잇따른 서방국의 공관 폐쇄가 최근 체포된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대한 조사에서 얻은 정보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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