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식 후 당뇨(PTDM)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식 후 합병증으로 당뇨가 생길 경우 생존율이 떨어지기 때문. 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 등 9명의 이식, 당뇨 전문의들이 16일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이를 주제로 전문가 모임을 갖고 의견을 나누었다.미 신장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따르면 이식 후 당뇨병은 이식실패율을 63%, 사망률을 87% 증가시킨다. 서울대병원 외과 하종원 교수는 "국내에선 정확한 조사가 없으나 이식 후 당뇨병은 이식 전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것과 같은 위험으로 평가되며 분명 당뇨가 없는 환자보다 생존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기능이 더 떨어지는 편이라 장기이식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식 후 당뇨병 발병은 나이, 가족력, 비만도 등 일반적인 당뇨병 위험도, 장기 공여자의 질병여부, 이식 후 쓰이는 면역억제제가 영향을 끼친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김유선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면역억제제로 타크로리무스와 사이클로스포린을 쓴 이식환자를 비교하면 타크로리무스는 급성거부반응을 48%, 이식 실패율을 30∼42% 감소시킨 반면 이식 후 당뇨는 5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전문의들은 "이식환자에 대한 면역억제제도 개인별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을 공감했다.
김유선 교수는 "환자의 거부반응 위험, 당뇨병 위험을 감안해 면역억제제 선택이 달라져야 하며, 시기에 따라 약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남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는 "당뇨병이 이식 직후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6개월이 지난 후 뒤늦게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식 후 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한 정기검진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