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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경추위 표정/정부 "분배투명성 확보돼야 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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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경추위 표정/정부 "분배투명성 확보돼야 쌀지원"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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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남북 당국간 회담인 5차 경추위에서 북측이 강한 어조로 남측을 비난하고 나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측은 특히 협박에 가까운 북측의 기조발언문 내용과 관례를 깨고 이를 방송에 공개한 점에 대해 "성의를 악의로 대하는 것"이라며 엄중 항의했다. 이바람에 대화가 한때 중단되는 등 회담 초반부터 난항이 계속됐다.북측의 강한 반발은 20일 오전 1차 전체회의 직전에 북측이 일방적으로 회의 연기를 요청하면서부터 감지됐다. 회담장에 미리 나와있던 남측 대표단은 북측이 연기를 통보하자 "통상 1차 회의는 연기하는 일이 없었다"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정보다 15분 늦게 시작된 회의에서 북측 박창련 단장은 기조발언 첫머리에서부터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면서 남측은 세상 사람이 봉쇄와 군사적 타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우려하는, 이른바 추가적인 조치에 합의했다"며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내용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박 단장은 특히 남한이 대결을 지향하면 남북관계가 퇴보할 수도 있음을 밝히면서 협박성 발언도 쏟아냈다.

북측은 그러면서도 "쌍방이 지혜와 힘을 합쳐 제기되는 문제들을 성과적으로 협의·해결해 경추위가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하자"며 경협 추진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밝혀 북측의 기조발언이 압박용임을 짐작케 했다. 북측은 회의 도중에도 경협 현안에 대해 세부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특히 차관 형식으로 제공돼온 쌀 지원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50만톤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해 실리 위주의 회담 전략을 내비쳤다.

남측 대표단은 핵과 경협의 연계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쌀 지원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은 특히 북측의 반발 강도가 예상보다 거세자 NSC와 관련 부처간 협의 결과를 수시로 통보받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핵 문제의 진전에 주목하는 우리와 달리 북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쌀 지원을 포함한 남측의 경협 의지를 확인하려는 것 같다"면서 "이전과 달리 분배 현장에 대한 확인이 보장되지 않으면 쌀 지원조차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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