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같은 모래언덕 너머 동해의 쪽빛 물결이 출렁이는 곳, 후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다이센(大山), 바다에서 끌어올린 온천수, 자연을 그대로 살린 골프코스, 풍성한 먹거리….일본 열도 서북쪽에 위치한 주고쿠(中國) 지방의 돗토리(鳥取)현. 인구 60만여명 안팎인 이 중소 도시가 '가장 가까운 나라의 가장 가까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2001년 돗토리현 서쪽도시 요나고(米子) 공항이 문을 열면서부터다.우리나라와의 역사적 인연도 깊다. 1819년 선원 12명을 태운 강원도 상선이 표류하다 돗토리현의 한 해안에서 발견돼 극진한 대접을 받고 무사히 귀환했다. 돗토리현은 당시 선장이었던 안의기(安義基) 후손들을 수소문한 끝에 강원도 출신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강원도와 자매결연을 맺으며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또 배가 정박한 곳에 기념비를 세우는 등 연(緣)을 이어가고 있다.
한라산과 사막의 느낌, 그리고 골프
돗토리현의 자랑은 국립공원 다이센. 설악산과 비슷한 해발 1,709m로 산자락에는 스키장은 물론 자연을 그대로 살린 골프장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신록과 단풍이 장관을 이루고, 정상의 백설은 5월 초순까지 자태를 뽐낸다. 해발 600m 지점부터 정상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3시간. 고도에 따라 수종이 변화무쌍해 마치 한라산을 등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돗토리시 북쪽 해안에 위치한 사구(砂丘)는 동서로 16㎞, 남북으로 2㎞나 돼 사막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스쳐가는 바람에 따라 파도 문양을 만들기도 하며, 비가 온 뒤 마른 모래입자가 언덕을 흘러내리면서 그려낸 '모래 파도'는 거의 작품급이다. 동해로 지는 석양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요나고 항로 개설 후 돗토리현이 안간힘을 쓰는 것은 한국 골퍼 유치. 돗토리현내에는 12개의 골프장이 있으며, 요나고 공항과 승용차로 30분내에 도착할 수 있는 다이센 주변에 4개가 있다. 산자락에 조성됐지만 업, 다운이 심하지 않다. 요나고 공항 인근에 위치해 2박3일 일정으로 최대 54홀 라운딩이 가능하다.
특히 국립공원 다이센 기슭의 원시림으로 뒤덮인 다이센평원 골프장은 지난 해 일본 골프협회 평가 결과 상위 10%내에 드는 명문 골프장으로 꼽혔다. 그린파크다이센 골프클럽 다이센아크 컨트리 클럽 다이센 골프클럽 등도 저마다 독특한 자연미와 인공미를 가미시킨 대표적 골프장이다.
노천욕을 즐기며 일본정원 감상
지상 12층 객실수 219실의 다이센로얄호텔은 요나고시 인근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리조트 호텔. 넓은 객실의 북쪽에서는 동해를, 남쪽에서는 다이센을 관망할 수 있다. 밤에는 요나고 야경과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지하수가 다이센의 지열로 덥혀진 온천이며 노천욕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각각 모습을 바꾸는 대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요나고 공항에서 45분 거리에 있으며, 다이센 평원골프장과는 승용차로 10분내에 도착한다.
가이케 해변과 웅장한 다이센을 감상할 수 있는 가이게온천은 1900년 어부가 바닷속에서 거품을 뿜는 온천을 발견한 뒤 개발했다. 온천은 염분을 포함한 염천으로 건강증진, 피부병, 부인병 등 미용과 건강에 만점이다. 요나고 공항에서 승용차로 20분.
가이케츠루야는 일본의 정서와 현대적 분위기를 겸비한 온천여관. 9층 건물 동관에서는 다이센을, 6층건물의 남관에서는 동해를 관망할 수 있다. 노송나무 욕조와 원두막 아래의 노천욕조의 풍취를 즐길 수 있으며, 복도식으로 되어있는 일본식 정원도 아름다워 가이케 온천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년내내 꽃을 즐기는 플라워파크
돗토리 하나카이로(꽃화랑)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플라워 파크. 총면적 50㏊의 광대한 공원에 원형 유리돔인 플라워돔 전시관, 일본 최초의 지붕이 딸린 전망회랑 등에서 기상상태와 관계없이 일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플라워돔 뒤로 다이센이 우뚝 서 있다. 또 일본을 대표하는 사진가 우에다 쇼지(植田正治·1913∼2000)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우에다쇼지 사진미술관도 찾아 볼만 하다. 건물 내에서 다이센 등 건물밖을 바라보는 앵글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것과 같다.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인 다카마츠신씨가 설계했다.
이밖에 높이 43m의 전망대에서 다이센과 동해를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 유메미나토 타워가 있다. 우리나라와 돗토리현과의 교류를 소개한 전시실 및 한국과 중국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다. 요나고시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목의 도토리 음식점도 추천대상. 도토리는 일본에서는 먹지 않지만 돗토리현과 발음이 비슷하다는데 착안해 한국인을 위해 음식을 개발한 것. 도토리묵은 물론 도토리밥, 도토리 오뎅 등을 맛볼 수 있다.
/돗토리=송두영기자 dysong@hk.co.kr
● 가는 길
아시아나항공은 145석 규모의 B737-400 항공기를 투입, 매주 월, 목, 토 주 3회 운항한다. 인천에서 낮 12시20분 출발, 요나고 공항에 오후 1시45분에 도착하며, 요나고에서는 오후 2시45분에 출발해 오후 4시2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이 항로 개설로 그 동안 오사카 히로시마를 경유해야 했던 돗토리현 및 시마네현 지역으로의 여행이 한결 수월해 졌다. 국내 여행사들이 골프와 온천을 묶은 관광상품을 판매중이다.
여행사:쿨항공여행사(02)778-8111
돗토리현 홈페이지(http://www.tottori-torc.or.jp/ka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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