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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존, 뉴코아 인수한다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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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전문 할인점인 세이브존을 운영하는 (주)유레스와 메리츠증권이 합작한 유레스 컨소시엄이 법정관리 상태인 뉴코아(주)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뉴코아와 법원은 20일 "뉴코아에 대한 인수 의향서를 접수·검토한 결과 유레스 컨소시엄이 2001아울렛 컨소시엄보다 높은 실사 점수를 받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레스 컨소시엄은 경쟁업체인 2001아울렛 컨소시엄(5,820억원)보다 230억원 많은 6,050억원의 인수금액(상품대금 등 공익채무 포함시 7,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레스 컨소시엄은 뉴코아 25개 점포(백화점 10개, 할인점 15개)중 강남점 등 우량점포는 향후 설립될 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통해, 나머지 점포는 제3자 신주인수방식을 통해 각각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에 설립된 신흥 패션 전문 할인점 업체인 세이브존은 최근 1∼2년 사이 대형 유통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합병(M&A)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뉴코아 인수는 매출 등 회사 규모가 2배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코아의 실질적인 인수사인 세이브존은 용석봉(38·사진) 대표가 운영하는 패션 할인매장 전문 중소 업체. 용 대표는 뉴코아 인수 전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2001아울렛 컨소시엄의 모기업인 이랜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용 대표는 91년 이랜드에 입사, 94년부터 2001아울렛 점포를 6개나 출점시키면서 이랜드 유통사업을 이끈 장본인. 이랜드가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98년 직원들을 이끌고 독립한 그는 경기 고양시에 부도난 상가 건물을 인수, 세이브존 화정점을 열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세이브존은 2000년 울산 모드니 백화점을 인수하면서 매장 규모를 늘리기 시작, 지난달에는 부산 리베라 백화점까지 사들이면서 유통업계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용 대표의 세이브존은 잇단 기업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되자 이랜드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매물로 나온 한신코아 백화점(4개점) M&A 경쟁에서 이랜드를 제치고 승리했다. 이랜드측은 지난번 패배 설욕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며 배수의 진까지 쳤지만 거푸 고배를 마셨다.

두 차례의 M&A전에서 전승하면서 세이브존은 창업 5년만에 32개 매장을 보유한 초대형 유통업체로 급부상했다. 매출 규모에서도 1조원대의 뉴코아를 삼켜 지난해 5,500억원대에서 일약 1조5,000억원대로 급상승하게 됐다. 매장 수도 신세계(백화점 7개, 할인점 52개)와 롯데쇼핑(백화점 20개, 할인점 31개)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업체에 불과했던 세이브존의 뉴코아 인수는 의외"라며 "외환위기 당시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통해 급성장한 세이브존이 커진 규모를 활용해 파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경우 유통업계에 한차례 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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