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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 어디까지 왔나/안태영 교수 ― 伊뻬스까또리 박사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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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 어디까지 왔나/안태영 교수 ― 伊뻬스까또리 박사 대담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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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남성과학회 회장인 안태영(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와 17일 남성과학회 제20회 정기학회에 특별연사로 초청된 이탈리아 에두아르도 뻬스까또리(헤르뻬리아병원 남성의학과) 박사가 최근 급변하는 발기부전 치료에 대해 대담을 했다. 뻬스까또리 박사는 안 교수와 1991년 미국 보스턴대에서 연수를 함께 한 10년지기이며 이탈리아에서 비아그라와 씨알리스의 비교 임상을 진행중인 남성의학 전문의다.

-두 분이 처음 만난 10년 전에 비하면 발기부전 치료는 얼마나 발전했습니까.

뻬스까또리 박사=당시엔 주사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거부감이 심했죠. 트라조돈 등 경구용 약이 시도됐지만 효과가 낮아 역시 환자들의 반응은 낮았습니다. 경구용 약이 필요하다는 생각만은 확실했습니다.

안 교수=지금처럼 손쉬운 치료법이 나오리라곤 상상 못했습니다. 예전엔 정도가 심하고 성생활에 대한 의지가 굳은 극소수 남성만이 병원을 찾아 주사치료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먹는 약이 나오면서 발기부전이 술자리 이야기꺼리로 취급되던 시기는 지났고 흔한 병이란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경구용 치료제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뻬스까또리 박사=유럽에선 2월부터 비아그라 외에 다른 경구 약인 씨알리스가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 약들은 혀에서 녹여먹는 기존의 약인 유프리마와는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유프리마는 중추신경에 작용해 심장질환과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지만 경증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비아그라와 씨알리스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적용 가능하고 효과, 안전성이 비슷합니다. 다만 씨알리스의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환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의사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안 교수=개인의 생활패턴이 성생활을 미리 계획할 수 있느냐 등에 따라 약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작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선택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씨알리스는 비아그라에 없는 허리통증, 근육통이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비아그라는 시각장애가 있을 수 있지요.

-경구 약으로 모든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습니까.

안 교수=경구 약은 발기부전 환자의 70%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주사로 거의 해결되며 주사제는 국부적으로만 작용, 매우 안전합니다. 다만 자기가 직접 음경에 주사하기를 싫어하는 환자의 경우 보형물 삽입수술이 있습니다. 수명이 10년 정도 남아있고 경제력이 있다면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발기부전 치료에 여전히 걸림돌이 있습니까.

안 교수=제약사 화이자가 전세계 26개국 2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섹스가 인생에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70%)보다 많은 87%가 중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반대로 '실제 문제가 있을 때 의사를 찾아갔다'는 비율은 4%밖에 안 됐습니다. 또 당뇨를 앓으면 흔히 발기부전이 오는데 다른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발기부전 여부를 묻는 의사는 2%로 가장 낮았습니다. 관심은 많으면서도 공개적으로 문제삼기를 꺼리는 것이죠.

40∼70세 남성의 절반이 발기부전인데 병원을 찾는 환자는 5% 이하로 추정됩니다. 약도 병원을 통하지 않고 구하려 하고, 민간처방이나 출처도 불분명한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고 있어 큰 문제입니다. 수입 식품에 비아그라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없고, 이를 장복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릅니다.

뻬스까또리 박사=이탈리아에는 대체의학이 많지 않아 이런 문제는 없지만 경구용 약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즉 주치의로부터 손쉽게 약을 처방받게 되자 남성의학 전문의를 찾지 않아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근 2,3년간 이탈리아 남성의학회는 발기부전이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치료하기 쉬운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환자들에게 "발기부전은 불능이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어떤 문제든 대부분 치료가 가능합니다. 서구의 통계에 따르면 문제를 처음 느낀 후 평균 2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데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가 쉽습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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